강원도 춘천의 빵집 ‘유동부 치아바타’를 운영하는 유동부(48) 대표는 칠전팔기의 주인공이다. 7번 사업이 망했고, 아들은 암에 걸렸다. 그 절망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해 끝내 재기했다. 지난 23일 이 빵집을 찾았다. 암과 사투(死鬪)했던 아들 태정(22) 씨는 건강을 회복해 아버지 일을 돕고 있었다.
유 대표의 학력은 중학교 2학년 중퇴다. 난봉꾼인 아버지가 무서워 집을 뛰쳐나와 전남 순천에서 서울행 기차를 탔다. 3년간 구로공단의 연탄보일러를 만드는 철공소에서 일하다 제빵기술을 배우려고 춘천 빵집 ‘만나당’을 찾았다.
그곳에서 1년간 기술을 배워 경기도 광명에 제과점을 냈다. 그러나 망했다. 슈퍼마켓을 차렸다가 또 망했다. 책 대여점, 우유대리점, 제과점, 조각케이크 제조업, 베이커리 카페를 순서대로 차렸다 다 망했다. 2014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정씨가 흉선암에 걸렸다.
“그땐 방법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회상하는 유 대표의 눈엔 습기가 어렸다.
그런데 그때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다. 춘천한마음교회(김성로 목사)를 같이 섬기던 성도가 “제빵 기술로 재기하라”며 자기 카페 안의 작은 공간을 내줬다. 주방에 있는 냉장고 위 테이블이었다.
치아바타를 생각하게 된 건 그 즈음이었다. 방사선 치료를 받던 아들이 “빵이 너무 먹고 싶다”고 했다. 먹으면 탈이 날줄 알았지만 너무 간절해 햄버거를 먹게 뒀다. 아들은 먹자마자 온몸을 긁었다. 긁다 못해 때렸다. 그때 아들 같은 환자도 먹을 수 있는 빵이 어디 없을까 생각했다.
수소문 끝에 치아바타를 알게 됐다. 치아바타는 설탕과 버터를 쓰지 않는 건강빵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만 사용해 7일간 저온 숙성한다. 유 대표는 러시아와 호주산 유기농 밀을 사용하고 과일의 과즙을 이용해 단맛을 냈다. 이를 통해 몸에는 좋지만 맛이 없다는 치아바타의 단점을 보완했다.
2014년 6월 19일 첫 번째 빵을 아들에게 건넸다. 이를 먹은 태정씨는 괜찮았다. 같은 교회의 아토피·당뇨 환자에게도 줬다. 이들 모두 아무렇지도 않았다.
유 대표는 그 테이블에서 치아바타를 만들어 팔았다. 2년여가 지나자 입소문이 났다. 특히 아토피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 ‘유동부 치아바타’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강원민방과 SBS, KBS1 등 공중파가 이 빵집을 소개했다.
주문이 폭주했다. 매장은 165㎡(50평)대로 옮겼다. 새벽예배 때문에 오전 판매를 포기하고 오후부터 빵을 내놓지만 하루에 빵 800∼1000개를 팔았다. 매출은 월 8000만원.
사업 목표를 묻자 그는 “신제품을 만들려는 시도가 곧 위기라는 인식으로 처음에 이 빵을 왜 만들었는지,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지 기억하고 그 뜻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장애인 자립을 돕기 위해 춘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제빵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또 다른 간증도 재밌다. 그는 1988년 전도를 통해 예수를 믿게 됐다. 2001년 어느 날 ‘내가 믿는 예수가 사실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의문은 중학교 사회과부도를 통해 해결했다. “중고서점에서 연대표를 보게 됐는데 ‘BC4년 예수 탄생’이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예수가 역사 속 실존 인물이라는 거죠. 이순신 장군을 가짜라고 할 사람이 없잖아요.”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AfbF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