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경하청과(대표 임성기)는 지역 과일 가게의 ‘절대 강자’로 불린다. 132㎡(40평) 크기에서 일주일에 나흘 장사로 월 1억5000여만원, 연 17억여원을 번다. 과일은 오후 5시 전에 다 나간다. 최근 두 달 새 수박 수천 통을 팔았다. A급 과일을 B급 가격에 팔기도 하지만 이 가게 과일은 모두 맛있다는 소문이 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경하청과에서 임성기(43) 대표와 아내 이경하(40)씨를 만나 비결을 물었다. 임 대표는 “만져만 봐도 과일의 상태, 맛을 알 수 있다. 도매상에서 맛있는 과일만 사온다”며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라고 했다. 부부는 춘천 한마음교회(김성로 목사) 성도다.
아내의 경험담이다. “하루는 서울청과에 따라갔어요. 맛있어 보이는 거봉이 있어 사자고 했더니 남편이 재고라는 거예요. 눈으로만 봤는데 말이죠. 주인에게 물었더니 정말 하루 전에 들어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경하청과는 맛있는 과일만 팔아 대박 난 과일 가게로, KBS 1TV ‘아침마당’, MBC ‘생방송 오늘 저녁’, 채널A ‘서민갑부’에 소개됐다.
과일 맛이 크게 차이가 있을까. 임 대표는 아니란다. 맛있는 과일이 따로 있다고 했다. 맛있는 과일은 전체의 1% 정도. 서울청과에 복숭아 1만 짝이 들어오는데 그중 맛있는 과일은 100짝뿐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그 100짝을 골라낸다.
경하청과가 방송에 소개되자 맛있는 과일 고르는 법을 배우려는 제자들이 생겼다. 이들은 거의 매일 임 대표를 따라다니며 벤치마킹을 했다. 임 대표도 나름의 비법을 전수하려 애썼다. 하지만 이미 절반이 포기하고 떠났다. 어느 정도 따라할 순 있지만 이내 한계에 부닥쳤다.
아내는 “공부해서 되는 것은 확실히 아니다. 내 남편이지만 머리가 좋지 않다”며 “결혼 8년 차인데 마트에 심부름을 시키면 뭘 제대로 사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임 대표는 26세 전엔 신앙 없이 막 살았다. 1남 4녀로 태어나 홀어머니의 우상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술, 담배에 문신도 했다. 그래도 춘천농공고등학교(현 소양고)에 입학해 조정 선수로 발탁됐고 한국체대 특기생이 됐다. 하지만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면서 자퇴했다. 이후 6년간 허송세월했다.
그러다 춘천에 오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예수를 먼저 믿은 누나가 용돈을 줄 테니 오라고 했다. “100만원 준다길래 요양하는 셈 치고 올라갔죠. 누나 따라 한마음교회에도 갔어요.”
그는 교회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성도들 얼굴에 기쁨이 넘쳤다. 그냥 새벽기도회에 가고 싶어 교회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이 사람들에게 있는 기쁨을 제게도 주세요.” 그때 큰 기쁨이 임했다고 했다. 이후 7년간 착실히 학원버스 운전을 했다.
과일 가게는 아내와 결혼하면서 시작했다. 과일 가게를 하는 장모가 과일을 대주겠다며 제안했다. 춘천 변두리인 칠전동에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파리만 날렸다. 장사가 안 돼 한쪽에선 생선도 팔고 채소도 팔았다. 4년간 빚만 늘었다.
이유는 장모가 대주는 과일 맛이 별로였던 것이다. 그는 맛있는 과일을 직접 찾아 나서기로 했다. 서울 가락동 시장을 알게 됐고 새벽 2시 경매 시작 전에 도착해 과일이란 과일은 죄다 맛을 보고 다녔다. 중매인들이 경매사인 줄 알 정도였다.
교회도 지원에 나섰다. 성도들은 중보기도는 물론 배달, 포장, 회계도 도왔다. 또 평소 쌓아온 신뢰가 빛을 발했다. 그는 맛없는 과일은 손해를 보더라도 안 판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자 풍선 터지듯 대박이 났다.
계획을 묻자 임 대표는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했다. 미래는 하나님만이 아신다며 부부는 그냥 하나님께 붙들려 살 거라고 했다. “직원이 11명인데 직함만 대표지 우리도 제삼자예요. 경하청과를 끌고 가는 분은 하나님이세요. 우리도 그냥 따라가는데 하나님이 얼마나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시겠어요.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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