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자아를 상실케 하는 치명적인 유혹
빛과소금 9월호 이상미 자매
빛과 소금 9월호에 '중독을 이긴 믿음' 특집으로 저희 한마음교회 지체 5명이 소개되었습니다.
TV에 빠져들면서 일상이 사라지다
사람들은 TV를 봅니다. TV를 안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얼마나 TV를 봐야 중독에 빠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 경험상, TV로 인해 세상과 단절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지 못한다면, ‘중독’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어려서부터 TV를 좋아했어요. TV만 있으면 평생을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TV는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주었고, 저의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었거든요. 가령, 드라마 속에는 외모도 아름답고, 학벌도 좋고,돈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요. 저는 그런 드라마 속 인물들을 보면서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꾸게 되었어요. 마치 환상에 빠져들 듯 가상의 인물들의 삶이 저의 삶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어요. 밖에도 나가지 않았어요. 일어나서 씻지도 않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어요. TV 장면을 놓칠까 봐 마음이 불안했기 때문이죠.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지도 않았어요. 밥 먹이는 게 귀찮아서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 때마다 두유를 먹였어요. 아이가 응가를 해도 제때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 아이 엉덩이가 짓무르기 일쑤였죠.
집안일도 엉망이었어요. 저녁이 되면 싱크대 앞에 설거지 그릇들이 쌓여 있었고, 식탁에는 아침에 먹던 음식 그릇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죠. 집 안 여기저기에는 빨래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고요. 그나마 집안일을 할 때도 TV를 보면서 했어요. TV를 보면서 빨래를 개고, TV 앞에서 청소기를 돌리는 등 저의 시선은TV에서 떠날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이었어요.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TV를 보고 있는 저에게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 하자, 무심결에TV를 껐어요. 그러자 제 마음속에서 분노가 솟구치기 시작했어요. 남편을 향해 “TV 안 켜!” 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죠. 얼마나 목소리가 크고 날카로웠는지, 남편은 그만 얼음이 되고 말았어요.
아이를 보면서 중독에 걸린 나를 보다
“중독에 걸린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적 없었냐고요? 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들로 인해서 TV를 버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제가 집에서 TV만 보고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아들도 TV 중독에 빠졌어요. 한번은 아이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 남편이 저에게 했던 것처럼 TV를 껐어요. 그러자 아이가 화를 내면서 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거예요. 뿐만 아니라 아이는 “미치겠다. 짜증난다”는 말을 쉴 새 없이 내뱉었어요. 아이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봤어요. 남편한테 했던 행동들이 생각났죠.
자신이 무언가에 중독되었는지 아닌지는 그 무언가를 내려놓으면 바로 알 수 있어요. 금단현상이 찾아오기 때문인데요. 저에게도 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처음 TV를 버리기 위해서 베란다에 다시 TV를 설치했어요. 교회 간사님께서 TV를 교회로 가져오라고 권유하셔서, 다음 날 갖다 놓겠다고 했는데, 그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기 시작하더군요.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와서 잠도 잘 수가 없었죠. 이런 제 모습이 기가 막혔어요. 중독이 아닌 줄 알았던 제가, 그때 중독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부활의 예수를 만나고 중독을 이겨내다
중독을 이길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요. 그건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에요. 그분만이 우리를 중독에서 자유하게 해주실 수 있다고 믿어요. 부활의 예수님께서 나의 주님이 되신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 삶은 180도 달라졌어요. TV 없이 절대 살 수 없었던 제가 이제는 예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고백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죠. 불만과 원망이 가득 찼던 제 입술에서는 감사와 기쁨이 넘치고 있고요.
사실, 제가 TV 중독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교회 공동체와 남편이 저를 위해 얼마나 기도를 해주셨는지 몰라요. 저의 삶이 회복되기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셨죠. 그분들의 간절한 기도와 도움이 있었기에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났고, 중독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TV 중독에 빠졌을 당시, 저의 몸과 마음은 정상이 아니었어요. 몸은 비쩍 말랐고, 생각은 복잡해졌고, 기억력도 상당히 나빠졌어요. 그런데 중독에서 해방된 후 몸도 마음도 회복이 되었어요.
물론, 여전히 저는 TV 중독의 유혹을 받고 있어요. 예수님이 주인이 되어주셨어도, 육체가 죽어서 사라질 때까지, 마귀는 끊임없이 공격하기 때문이죠. 솔직히 TV는 어디에나 있잖아요. 유혹은 언제나 제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예수님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저는 이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어요. 평신도 선교사로 어느 곳에 가든지 열심히 전도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저처럼 TV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빼내시기 위해 저를 사용하셨어요. 얼마나 감사한지요. 기억에 남는 두 사람이 있는데요. 한 사람은 제 이야기를 듣고 TV를 끊었는데, 무기력증이 없어졌대요.또 다른 한 사람은 TV 때문에 남편과 자주 싸웠는데, 제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아서 TV를 끊었어요. 두 사람 다 TV를 버렸다고 하더군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과 기쁨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다는 것. 하나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놀라운 기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