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복음으로] 부활의 복음을 선포하는 춘천 한마음교회 김성로 목사
“성령의 권능으로 ‘하나님의 승부수’ 부활을 증거하라”
강원도 춘천시 동면의 한마음교회에 들어서니 왼쪽 벽에 붙은 ‘성령의 권능으로 부활을 증거하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부터 한마음교회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상당수 성도들이 서울 등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이며, 놀랍고 생생한 간증이 매 주일 펼쳐지고, 초대교회와 비슷한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공동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소리가 마음을 끌었다. 더구나 한국교회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 교회에는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도 관심을 가게 만들었다. ‘분명 그 교회에는 뭔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교통이 좋아졌다지만 그 교회에 뭔가가 없다면 불편함을 감수하며 서울에서 춘천까지 예배드리러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 ‘뭔가’를 찾아서 호반도시 춘천에 갔다.
담임인 김성로(66) 목사를 만났다. 전직 체육교사 출신인 김 목사는 열정의 목회자였다. 마음속 숯불이 달궈졌고, 그 시뻘겋게 달궈진 것을 전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하는 인물로 비쳐졌다. 열정은 무언가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 그와 대화하면서 ‘마음의 숯불이 달궈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 혹 이 한마음교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한국교회엔 열정의 회복이 필요하다. 한 때, 우리를 달궜던 숯불이 꺼져가고, 식어가고 있다. 지금, 그 숯불을 다시 타오르게 할 뭔가가 필요하다. 냉랭한 심장의 소유자에게도 간절한 소망이 있다. “아, 한 번만이라도 다시 활활 타오르고 싶다.”
김 목사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깊이 ‘클릭’되는 두 단어가 있었다. 부활과 주인 바꾸기. 이 두 가지는 맞물린다. 김 목사는 부활에 ‘목숨 걸고’ 있는 목회자였다. 독실한 신자인 아내와의 결혼을 통해서 하나님을 깊게 만난 김 목사는 교사를 하면서 신학을 공부, 목사 안수를 받았다. 처음에는 교직과 성직을 병행하다 나중엔 목양에 전념했다. 그의 가슴속에는 젊은이들에 대한 불타는 열정이 있었다. 1986년부터 강원대 캠퍼스에 들어가 6명의 대학생들과 제자양육을 시작한 그는 90년 교회를 개척한 이후에 “훈련이 사람들을 변화시킨다”는 믿음으로 강한 훈련을 시켰다. 성도들은 하루에 성경 30장을 읽고, 한 시간 이상 기도하며, 매 주일 성구를 외워야 했다. 교회는 부흥했다. 지하 15평에서 시작된 교회는 30평, 60평으로 넓혀졌고 젊은이들이 그득 모였다. 98년 외환위기에는 춘천시 장학리의 우사(牛舍) 2동을 구입했다. 누구도 오기 힘든 지역이었지만 교회는 성장했다.
그럼에도 김 목사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불만족이 있었다. 그것은 성도들의 삶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오는 불만족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제자훈련을 했건만 결정적 변화는 없었다. 성도들의 삶은 늘 도돌이표였다. 그때 회개를 붙잡았다. ‘회개가 약해서인가’ 생각하며 94년부터 99년까지 성도들과 함께 철저한 회개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회개를 했어도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이에도 부흥은 됐지만 불만족과 무기력감은 더욱 커져 갔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2001년 청년·대학생 수련회 때 김 목사와 한마음교회에 코페르니쿠스적 변화가 일어나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부활을 붙잡은 것이다! 부활이 처음으로 십자가 위로 올라갔다. 신자치고 ‘부활’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싶었지만 그때, 부활의 복음이 얼마나 큰지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다시 사신 부활의 주님이 실재로 다가왔다.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진정으로 회개하며 부활의 주님 앞에 굴복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부활의 주님 앞에 거꾸러진 사람들’의 간증이 그때부터 터져 나왔다. 중독자들이 치유되고, 동성애자가 회개하며, 말기 암 환자가 부활의 소망을 붙들고 행복한 마지막을 보내는 일들이 부지기수로 일어났다. 한마음교회 담임목사실 한쪽 책장에는 성도들의 간증을 모은 책자들이 가득했다. 성도들은 앞 다퉈 간증하려 한다. 매 예배마다 행해지는 간증과 160여개의 공동체(작은 교회)는 한마음교회의 특징이지만 그것은 온 성도들이 부활의 주님 앞에 굴복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다.
김 목사는 “사람의 변화는 훈련이 아니라 복음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10∼15년 훈련받은 사람보다 부활의 주님 앞에 굴복한 사람의 변화가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럼 복음은 무엇인가. 그에 따르면 복음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다. 이 복음이면 다 된다.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가셨다. 그냥 가신 것이 아니다. 그분은 인간이 겪을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놓고 가셨다. 이 세상 모든 문제를 합쳐도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신 사건보다 더 크지 않다. 그래서 복음은 이 세상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도 남는 능력이 있다.
김 목사는 오랜 훈련에도 사람이 변하지 않는 것은 복음이 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사도행전을 건너뛴 시대에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초대교회 성도들의 변화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부활의 주님과의 만남이 그들의 모든 사고체계와 삶의 방식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온전한 복음을 받아들여 권능의 삶을 살기 위해선 주인을 바꿔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주인 바꾸기’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죄, 성령께서 책망하는 죄는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생명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 자기가 주인이 되어 사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주인 된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성령께서 그 사실을 알려주실 수 있도록 회개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바로 부활을 통해서입니다. 부활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의 주인 되심을 믿을 수 있습니다. 겁쟁이 제자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제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십자가를 넘어 부활의 주님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는 부활의 증인입니다. 증인은 죽은 주님이 아니라 살아계신, 부활의 주님을 증거 하는 사람들입니다. 죽었다 살아나신 전능자를 증거하니 제자들은 핍박을 받아도 신명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 너무나 짜릿하고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매일 ‘장송곡’만을 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나를 위해 죽으셨다면서….’ 맞습니다. 주님은 나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다시 살아나셨다고요. 우리는 십자가를 지나 부활의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십자가는 자기를 보게 하고, 부활은 주님을 보게 합니다. 그 부활의 주님이 우리를 살립니다.”
그는 부활이야말로 ‘하나님의 승부수’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영원토록 모든 이들이 독생자 예수를 주로 믿게 하기 위해 확실한 표적(증거)을 주셨다. 그것이 부활이다. 마태복음 12장39절에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표적으로 보여 달라고 요구했을 때 예수님은 “요나의 표적(부활)밖에는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셨다.
“우리에게 확실한 것은 부활의 표적밖에는 없습니다. 부활은 성경을 통해서, 역사를 통해서, 증인들을 통해서 명백하게 증거되어 있습니다. 결코 어느 누구도, 마귀도, 바꾸거나 가릴 수 없는 증거입니다. 이 부활을 붙들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부활을 잡으면 복음으로 모든 것이 다 되어진다는 것이 너무나 확실하게 보입니다.”
그는 부활의 복음이야말로 기독교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부활의 복음에 거꾸러질 때 온전한 치유가 일어나고, 공동체가 형성되며, 교회가 교회되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었다. 김 목사는 2001년 부활의 복음을 붙든 이래 13년 넘게 ‘오직 부활!’을 외치고 있다. 그의 가슴속 숯불을 타오르게 만들었던 부활의 복음은 춘천한마음교회 성도들의 열정을 회복시켰다. 모두가 ‘다시 복음 앞에’, 주인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 서게 만들었다.
그렇다. 주님은 다시 살아나셨다. 이거면 된다. 절망과 낙담, 좌절은 없다. 살아나신 부활의 주님만 붙들면 된다. 이 부활의 복음이 한국교회를 다시 살리리라. 식었던 우리 마음 속 숯불을 활활 타오르게 만들리라.
춘천=글·사진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 소장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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