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의 말씀 중 ‘사랑’에 대한 말씀을 전할 때만큼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연인을 사랑할 때는 자나 깨나 마음에 그 사람 생각으로 가득한데, 하나님의 사랑은 연인의 사랑보다 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십자가 앞에 서면 어떤 때는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하고, 또 어떤 때는 냉랭해졌다. 그래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사랑이 흔들리지 않고 식지 않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였다. 이렇게 흔들리던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고민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바로 ‘부활’로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가 확증된 순간이었다. 우리는 보통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으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어떻게 죽었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죽었는가?’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분이 누구신지 모르면 십자가 사건은 그냥 한 사람의 죽음일 뿐이며, 그 죽음 또한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부활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 즉 성자(聖子) 하나님으로 인정(롬 1:4)되는 순간, 십자가에서 죽으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는 것이다. 부활로 조명된 십자가는 ‘전능자의 죽음’인 것이다.
이 사실은 내게 너무나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성경의 흔들리고 의심되었던 모든 것도 단번에 풀어졌다. 부활로 조명된 십자가는 전능자께서 나를 위해 죽으신 사건이며, 이것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 사랑의 결정체(結晶體)이다.
우리가 어떠한 죄인인가? 하나님의 보좌를 빼앗으려고 마귀와 같이 하나님을 마음에서 버린 자다(롬 1:28). 마귀 자식이고(요 8:44), 하나님의 원수며(롬 5:10), 진노의 자녀(엡 2:3), 독사의 새끼(마 23:33)였다. 내가 주인 되어 나만을 위해서 살고 내 인생, 내 재물, 오직 ‘나’ 밖에 모르는 자였다. 이런 나를 위해 ‘전능자’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이다. 이것은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랑이며 오직 ‘부활’을 통해서만 이 사랑을 확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부활로 확증된 십자가의 사랑, 하나님께서 나 같은 죄인을 위해 목숨을 버리신 그 사랑이 공동체 가운데 부어진 후로는 ‘형제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요한일서 3장 16절 말씀이 모든 성도의 고백이 되는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셨고,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내 제자인 줄 알리라”고 하셨다(요 13:34, 35). 예수님의 제자는 훈련을 많이 받고 말씀의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배운 사랑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교회 공동체를 통하여 이 세상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되는 것이다(요 17:21).
예수님께서 승천하신지 이천 년이 지난 지금,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가슴 아픈 시대가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이 시대가 ‘부활’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초대교회와 같이 우리가 서로 생명을 나누며 사랑할 때 온 세상이 예수님께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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