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라마 중독자였다. 일본어 학원에 다녔는데 일본어를 잘하려면 일본 드라마를 보는 게 도움된다는 원어민 선생님의 권유로 일본 학원물 드라마를 접했다. 점점 재미를 느낀 나는 365일 내내 미국, 영국, 한국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5일 동안 잠을 거의 자지 않고 본 적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잔인한 것, 더 선정적인 것을 찾게 되었다.
더 이상 볼 게 없을 정도가 되자 방문을 잠그고 성인 애니메이션까지 다운받아 보았다. 그때부터 엄마와 대화가 거의 없었고, 가족과의 관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의 말이 드라마 대사처럼 들렸다. 나는 드라마 대사로 대답을 하기도 했다. 거짓말도 실감나게 했다. 사람들을 만나면 전날 본 선정적인 드라마의 모습이 떠올랐고, 씻는 것도 귀찮아 4∼5일을 씻지 않고 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결국 기숙사에서 쫓겨나 춘천한마음교회 훈련관으로 들어갔다. 1년 넘게 말씀을 들었지만 드라마의 유혹, 선정적인 생각, 그리고 교회 사람들을 판단 정죄하는 마음에 시간이 갈수록 힘들고 괴로웠다. “하나님, 저는 왜 변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으면 구원이 없다는 말이 두려웠지만, 나는 아무것도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께서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고 선포하신 영상을 보았다. 그 순간 큰 망치가 머리를 “땅!” 하고 치는 것 같았다.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는 것이다. 그 말씀을 들은 순간부터 놀랍게도 그동안 내게 아무런 힘이 없었던 말씀들이 실제가 되기 시작했다. 성령께서 역사하신 것이다.
‘그렇지, 하나님이 이 땅에 오셨다 가셨지! 예수님의 부활로 전능자가 살아계심이 확증되었지! 부활하신 예수님이 지금도 살아계시지!’ 이 사실이 내 마음에 선명해졌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주셨고,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믿을 수 있도록 해주신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서 내가 주인이 된, 지옥 갈 죄를 짓고 있었다.
살아 계신 창조주 앞에 “하나님, 내 인생 내 거예요” “하나님이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것, 저한테는 중요하지 않아요”라며 덤벼들고 있었다. 드라마가 주는 쾌락에 빠져서 듣지 못하고, 믿지 못하고, 내가 주인이 된 악랄한 죄인이었다.
이런 죄인에게 오직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살길임이 선명해졌다. 나는 창조주를 버리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던 죄를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모셨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고 나는 그분의 통치를 받는다는 것이 너무나 큰 감격이었다.
예수님이 주인 되니까 드라마로 생겼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고 엄마와는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대화만 하게 되었다. 친구들에게도 먼저 전화해서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교회 공동체와 함께 대학 캠퍼스, 택시, 지하철, 길거리 등에서 매일 복음을 전한다.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의 삶을 살고 있다. 내겐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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