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내가 지금 죽는다면 천국에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답은 간단했다. 교회는 열심히 다녔지만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목사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이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고, 지금도 살아계신다는 말씀 앞에 진지하게 섰다.
그러다가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라는 말씀 앞에 그대로 엎드려 마음에서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결혼을 했는데 4대가 한 집에 모여 살았다. 시아버님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어린아이 지능 수준에 만성호흡기질환, 언어장애, 반신마비 상태였고, 99세의 시외할머니는 거동을 못하고 방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셨다. 임신을 했지만 집안에서 풍기는 냄새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게다가 힘들게 낳은 아이는 편도와 무호흡 증상으로 나는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내 삶도 시간도 없는 고통의 삶이었다.
어느 날 너무 힘들어 교회 예배당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하나님 아버지! 다른 사람들은 결혼해서 여행도 하며 잘도 사는데 저는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요? 하나님은 제 상황 다 아시죠? 범사에 감사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라 했는데 마음 중심에서 순종이 잘 안 돼요!” 펑펑 울면서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니라’는 말씀과 함께 ‘명희야! 내가 너의 모든 상황을 다 안다. 네 시아버지 안에 내가 있느니라. 내 사랑하는 영혼이니라. 한 영혼을 귀히 여기지 않으면 다른 영혼도, 한 민족도 네게 맡길 수 없느니라’ 하시며 힘든 나를 위로해주셨다.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줘도 하나님은 아신다는 말씀에 굳은 내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아! 내 주인이 다 아시는구나!’ 상황은 여전했지만 나는 이것으로 충분했고, 모든 것을 감사로 받게 되었다. 아버님을 섬기는 것이 곧 주님을 섬기는 것이니 아버님과의 관계도 정말 좋아졌다.
내가 퇴근할 때면 아버님은 아파트 입구에 앉아 기다리셨고, 언어장애지만 며느리를 향해 손을 올리고 “충성” 하셨다. 부활복음을 전해드리는 나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최고야, 아! 좋다” 하시며 웃으시기도 했다. 지금 천국에서 편히 쉬고 계실 모습이 생각날 때면 마음이 짠하다.
시외할머니께서는 아침마다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 두 분 다 잘 주무셨소? 나도 잘 잤소! 예수씨가 너무 고마워! 나 같은 것을 위해 죽어주고 천국 가는 비행기표도 주고 고마워이!” 하셨다. 당신 증손주도 안아보시며 기쁘게 사시다가 101세에 천국 비행기를 타고 가셨다.
하나님께서는 시집에서의 많은 일들을 통해 나의 시야를 넓혀주셨다. 내가 시부모님과 시외할머님를 모시고 산 게 아니라 함께 공동체로 산 것임을 알게 하셨고, 가족 한 명 한 명을 주 안에서 소중한 영혼으로 바라보게 하셨다. 4대가 함께 산 시집생활이 힘들고 아무도 몰라줘도 내 주님이 나를 안다 하시니 감사함으로 순종하며 나갈 수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로 주신 부활 복음의 능력이 나를 붙들어주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으로는 항상 기쁨의 삶을 인도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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