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형편이 어려운 집과 힘든 학교생활에서 해방되고 싶어 친구들과 가출을 시작했다. 한 번 집을 나오면 2∼3개월은 기본이었고, 붙잡히지 않기 위해 전국으로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다보니 중학교 3번, 고등학교 3번 전학을 다녔다.
이렇게 방황하며 자연스럽게 술, 담배를 배우게 되었고 하루에 2갑, 많게는 3갑도 피웠다. 나중에는 침대에 누워서 밥도 안 먹고 4갑까지 피우기도 했다.
이렇게 세상을 즐기며 내 멋대로 살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해결되지 않은 답답함을 느꼈고 지쳐가고 있었다. 내 맘대로 살았는데 자유하기는커녕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왜 이러고 살고 있지?’ 했고 그런 내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방황하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큰언니를 통해 춘천한마음교회로 인도해주셨다.
나는 방황하면서도 교회는 열심히 다녔지만 하나님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너무 잘 알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였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절대 믿을 수 없었다.
그러다 예배 때 충격적인 말씀을 들었다. 마태복음 12장에 표적을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보여줄 표적은 요나의 표적밖에는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이었다. 부활의 표적, 이것밖에는 없다고 하시는데 그 말씀이 하나님의 강한 외침으로 들렸다.
“부활! 이거였구나!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신 증거,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는 확실한 증거가 바로 이거였구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그동안 보이지 않으니까 믿지 못했지만, 나와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다 보여주시고 가셨던 것이다.
부활하셔서 지금도 살아계신 예수님 앞에 서니까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나는 그동안 예수님을 믿지 않는 그 악랄한 죄를 눈물로 하나님 앞에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끝없이 기다리며 내 마음 문을 두드리신 그분의 사랑이 부어지자 하나님을 오해하고 원망했던 모든 마음이 말끔히 사라졌다. 하나님께서 나의 주인이 되어주시니 방황하던 모든 삶도 정리되었다. 그렇게도 끊기 힘들었던 술과 담배는 물론이고, 세상에서 방황도 종지부를 찍었다.
예수님이 주인이니 환경과 상관없이 하늘의 기쁜 소망으로 살게 되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영원한 것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진정 자유한 영혼이 되었다.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보낸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최고의 직장을 주셨다.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만나서 일할 수 있는 학교사회복지사로 일하게 해 주신 것이다. 복지사로 있으면서 특히 관심이 많이 가는 아이들은 바로 나처럼 방황하는 여학생들이다. 매일 매일 찾아오는 아이들의 각종 힘든 상황을 상담하면서 부활의 복음을 전한다. 매일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눈물로 기도하는 시간이 정말 꿈만 같이 행복하다.
세상에서 방황하며 담배에 찌들어 살아갈 수밖에 없던 나를 살려주시고, 살아야 할 참된 이유를 알지 못했던 나에게 삶의 분명한 목적을 알게 해 주신 주님이 너무나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이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온 세상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며 나의 젊음을 주님께 드리리라 다짐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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