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은 나는 내 힘으로 자립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의대에 들어갔다. 대학생활은 학업도 힘들었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나를 더 지치게 만들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되었지만 마음의 만족은 없고 삶이 너무 허무했다. ‘인생의 목표 하나를 이루었는데 또 다른 것을 위해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내 힘으로는 더 이상 살지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우연히 한마음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고, 성경에 예언된 대로 예수님이 모든 것을 성취하셨다’는 복음을 들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라는 이사야서 53장 말씀을 계속 보는데, 이제껏 살아온 내 모습이 정확히 보였다.
온통 삶의 초점이 나 자신에게 가 있으면서도 정작 불구를 가진 나 자신이 부끄러웠고 그런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었다. 어느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은 정말 차갑고 어두웠다. 의사가 되어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 신체의 콤플렉스가 극복될 줄 알았고, 비관적인 사고도 긍정적인 것으로 바뀌리라 기대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예수님의 부활의 표적을 보고 믿으라고 하셨는데 나는 증거 없이 막연하게 내 느낌이나 체험으로 믿으려고 했다. 내게 주님은 인생의 주관자가 아니라 내 힘으로 되지 않는 부분을 도와주는 막연한 조력자였다. 결국은 마음에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기 싫어했던 것이다. 문제의 근본은 육체의 불구나 어두운 마음이 아니라 마음 중심에서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였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정확한 실체였다. 마음 깊은 곳에서 회개가 터져나왔다. 나는 마음에서 하나님을 버린 죄인이었고, 그 죄 때문에 찔리고 상한 예수님이 보이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주님이 나 대신 죽으셨구나! 내 죄 때문에 죽으셨구나!’ 죽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주님,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주신 그 은혜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때가 밤이었는데, 어두운 밤에 밖에 나가 한참을 걸었다. 너무나 마음이 벅차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로또를 맞으면 이렇게 기쁠까? 복음이야말로 로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있으면….’ 주님이 내 안에 계시다는 말씀을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었다. “주님! 정말 제 안에 계실 수 있습니까? 정말 제 안에 계실 수 있습니까?” 주님은 그럴 수 있다고 하셨고 나는 그런 존재라고 하신다.
이제 나는 주님과 연합되었으니 주님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자가 되었다. 예수님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고, 죄 사함이 있고, 지혜가 있고,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이 있고, 세상이 알 수 없는 평강이 있었다.
주님께서는 내 신체의 연약함을 통해 몸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의사로 나를 인도해주셨다. 세상의 어떤 문제에도 매이지 않고 영원한 나라를 위해 기쁘게 달려가는 사명자로 세워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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