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드시면 어머니와 가족들을 너무 힘들게 한 아버지를 보고 자란 나는 술 먹는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남편도 술을 무척 많이 마셨다. 더구나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자주 보증을 섰다. 갓 태어난 쌍둥이 분유값도 걱정하는 어려운 형편에 남편이 보증 선 것까지 잘못돼 대신 돈을 갚아야 하는 일이 종종 생겼다.
나는 닥치는 대로 일했다. 절약하면서 감자전 장사, 책 외판원, 보험회사 직원, 횟집 서빙까지 해 보증 빚을 다 갚아갈 무렵,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남 금액의 보증이 또 터지고 말았다. 모든 소망이 사라진 나는 “차라리 죽자!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고 남편에게 대들기도 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다. 그러나 스물두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하나님을 원망하며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이 되니 믿지 않겠다던 하나님을 다시 찾으며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아는 분을 따라 춘천한마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나도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신 것은 아는데’ 하는 마음으로 듣는데, 너무나 기쁘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예수님의 부활하신 증거와 의미에 대해 말씀을 전하는 자매의 모습을 보며 ‘이건 뭐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예수님을 나도 만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퍼즐이 생각났다. 그 퍼즐이 한순간에 맞춰지고 예수님 얼굴이 보이면서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라는 말씀과 연결되며 성경 전체가 풀어졌다. 그토록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를 보여 달라고 기도했는데,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가 바로 부활이었고, 역사책에도 기록된 실제 사건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더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동안 확실한 증거 없이 느낌과 감정에 따라 흔들렸던 믿음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목사님께서 “전능자가 오셨다 가셨는데 그냥 가셨겠습니까? 확실한 증거를 주고 가신 것을 믿습니까? 생명뿐 아니라 모든 걸 다 주고 가신 걸 믿습니까?” 하셨던 말씀이 다시 정확해지며 그동안 내가 예수님을 나의 주인이라고 고백하면서 나의 유익을 위해 하나님을 찾았던 악독한 자였음을 깨닫고 통회가 되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고 염려를 온전히 맡기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를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내 멋대로 남편을 대한 것도 회개하고 남편의 영혼을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어느 날,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너는 돈이 아까우냐? 나는 네 남편의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긴단다’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때, 술 마시고 보증 빚을 진 남편에 대한 모든 원망도 사라졌다. 물론, 남편과 세 아이도 부활하신 주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아직도 갚아야 할 빚이 남아 있지만 조금도 염려하지 않는다. 이제는 어떤 문제가 생겨도 모든 염려를 주께 맡기라는 말씀에 순종하며 주님이 주시는 상을 바라보며 달려간다. 이 땅에 보이는 것에 연연하며 소망 없는 삶을 살던 나를 기쁨의 삶으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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