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마지막 때에 일어날 일들에 대하여 많이 듣고 자랐다. 어느 날 어떤 분이 사람의 몸에 넣는 칩에 대해 얘기했고, 한국전쟁과 칩, 휴거, 성도의 고난 등을 내용으로 한 소설책을 선물로 받아 읽었다. 그 소설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는 실제 곧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늘 들었다.
인터넷과 유튜브 동영상을 섭렵하면서 내 안엔 종말에 대한 생각이 깊게 자리 잡았다. 어느 목사님의 동영상에서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 순결한 신부로 준비되어야 휴거될 수 있다고 해서 거룩하고 순결한 삶을 살려고 애썼다.
‘종말에 짐승의 표를 받지 않으면 아파도 마음대로 약을 살 수 없을 테니 몸을 건강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좋아하는 커피도 끊고 빵이나 햄, 라면, 통조림도 먹지 않았다. 저축과 보험도 모두 해지했다. 음악, 영화는 물론 TV 시청도 하지 않았다. 교회의 직분도, 25년간 해온 찬양사역도 내려놓고 오로지 노방전도에만 올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사님! 큰일 났어요. 하나님께서 모레 오후 4시에 전쟁이 일어날 거래요. 당장 피난을 가야 돼요!”라는 전화 한 통에 정신없이 짐을 싸서 그 다음 날 바로 제주도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틀 후 허탈하게 돌아왔다. 얼마 후 같이 노방 전도하던 여전도사님의 비슷한 얘기에 가족 모두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두 번씩 전쟁 해프닝을 겪으며 종말론 신앙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고 기도와 말씀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허탈감이 계속 밀려왔고 의욕도 없어지고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구원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기며 내 믿음은 통째로 흔들렸다.
그 무렵 남동생 부부가 부활복음을 들려주어 한마음교회에 가게 되었다. 처음 드리는 예배는 감격 그 자체였다. 목사님께서는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시면서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를 남기고 가셨다’며 부활의 증거를 통해 믿는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예수님이 실존인물이었고, 예수님의 부활은 원불교대사전에도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동안 나는 믿음을 행위에서 찾으려고 했다. 거룩한 삶을 살려고 애썼지만 참 기쁨과 자유가 없었고 상황에 따라 늘 믿음이 흔들렸다. 부활이라는 확실한 믿음의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나는 요나의 표적밖에 보일 표적이 없다는 말씀에 전심으로 아멘이 되었다.
종말론에 사로잡혀 값없이 은혜로 주시는 구원의 선물을 조건으로 생각했고, 반드시 휴거 된다는 생각에 거룩한 삶이라는 행위에 초점을 두고 살았다. 겉모습으로 믿음을 판단했고, 행위로 나를 드러내며 인정받으려 했던 그 모든 것이 내가 주인 된 악한 중심에서 나온 것임이 깨달아졌다. 나는 눈물로 회개하며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하였다.
참된 복음으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되면서 좋아하던 원두커피를 다시 마시고 빵이나 햄, 라면도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게 되었다. 모든 염려를 주인 되신 예수님께 맡기니 마음에 평강이 임하며 영원한 것에 소망을 두게 되었다. 이런 참 자유를 주신 나의 주, 나의 하나님께 모든 영광 올려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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