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우연한 계기로 동요제에서 수상을 하고, 음반 녹음을 하며 사람들에게 관심과 칭찬을 집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6학년 때, 국악을 해보라는 지도 선생님의 권유에 별 준비 없이 많은 아이들을 제치고 국립국악중학교에 합격한 후, 내 음악성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찔렀다. 키가 작았던 나는 선생님의 권유로 피리에 온 정열을 불태웠다.
뛰어난 기량으로 서울대에 입학해 큰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연주자로 좋은 기회도 많이 주어졌다. 그러던 중 금관악기와 국악기가 함께 어우러진 공연을 시도하는 회사에 발탁되었다. 국악기 외에 트롬본을 배워 무대에 자주 섰고, 국악 창법으로 노래까지 불러 많은 음악가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말 세상이 주목할 만한 음악가로 그 중심에 우뚝 서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공연 외에 주어지는 일로 과부하가 걸리고, 회사도 어려워지면서 점점 지쳐갔다. 주변에 잘나가는 친구들을 보며 ‘나만 지금 뭐하고 있나?’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음악적 자부심도 현실 앞에 암담하기만 했다. 연습 소홀로 피리마저 제소리를 내지 못했고 패배감과 두려움이 다가왔다. 모두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며 삶의 목적까지 다 사라졌다.
모태신앙이었지만 찾지 않았던 하나님이 생각났다. 천국과 지옥이 진짜 있는 건지, 내가 왜 죄인인지, 2000년 전에 죽은 예수님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이모에게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확신에 찬 말을 듣고 이모를 따라 춘천한마음교회에 갔다. 그곳에서 예배와 사람들을 접한 나는 ‘여기라면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느 날 나는 죽음 앞에서 도망갔던 제자들이 나중에 목숨 걸고 예수님을 전한 것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에 대해 예언된 모든 성경 말씀을 풀어주시며 못 자국 난 손과 발, 물과 피를 쏟았던 옆구리까지 만지게 하셨고, 구운 생선도 잡수시며 40일 동안 자신이 진짜 부활했음을 보이신 후 승천하셨던 것이다.
제자들이 ‘인간 예수’를 하나님으로 믿었던 결정적 사건은 부활이었고, 예수님께서도 나를 믿을 수 있는 표적은 ‘요나의 표적’, 바로 ‘부활밖에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부활로 성경의 모든 말씀은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이고 진리였다. 나는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께 그대로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자 그분 앞에서 세상의 주인공이 되려 했던 내 모습이 그대로 보이며 내가 주인이 되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선명해졌다. 나를 지금까지 기다려주신 전능자의 사랑 앞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내 중심으로 살았던 모든 것을 나의 주인이신 예수님께 온전히 돌려드렸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은 진짜 최고의 삶이었다.
사람 앞이 아니라 주님 앞에 선다는 고백을 하며 연주하니 그 자리에는 은혜와 기쁨이 넘친다. 사람의 인정을 받으며 최고가 되려 했던 내가 예수님과 동행하며 큰 확신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기쁘게 복음을 전한다. 이제는 오직 주님 한 분이면 충분하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끝까지 주님만 사랑하며 주와 복음을 위해 달릴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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