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딸인 나를 낳은 부모님은 다섯째로 아들을 낳은 뒤 딸 중에서 특별히 나를 예뻐해주셨다. 그런데 아들인 남동생이 더 사랑 받는다고 느낄 때마다 먹는 걸로 화를 풀며 욕구를 충족하곤 했다. 사춘기가 되어 다이어트를 했지만 끈기가 없어 매번 실패만 거듭했다.
입사한 회사에서 남편을 만나 스물두 살에 결혼했다. 신혼집 앞 재래시장은 맛있는 것이 정말 많아 사먹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몸이 무거워져갔고, 드디어 ‘코끼리 다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결혼 2년 후 삼남매를 낳았다. 3살 터울인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후만 되면 피로해 체력보충을 한다며 먹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에서 아이들이 주일학교 암송구호를 외우는데 “전능자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 확실한 증거를 주셨다. 부활!”이라는 말씀이 내 귀에 꽂혔다. ‘맞아!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셨지! 부활하셔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지!’ 그때 ‘전능자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셨는데 그냥 가셨겠습니까? 다 이루고 가셨습니다’라고 하신 목사님의 말씀이 퍼뜩 생각났다.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신 사건!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확실한 증거 부활! ‘다 이루었다’고 십자가에서 말씀하신 예수님! 모든 것이 생각나며 그동안 지식이었던 예수님의 부활이 단순간에 내게 실제가 되었다.
목사님께서 늘 젊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 시대에 유일한 해결 방안은 복음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다음시대를 살릴 사명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아이들이 너무나 귀하게 보였고, 이 아이들을 사명자로 양육하는 것이 내 사명임이 알아지자 아이들을 사명자로 잘 양육할 수 있도록 건강한 몸과 체력을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너희 몸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성령의 전이다.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는 고린도전서 말씀이 마치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샀다. 너는 내 것이다’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내 영과 마음은 물론 내 몸까지도 하나님 것임이 확실했다. 운동을 하기로 결심한 뒤 에어로빅 강좌에 등록하여 열심히 운동을 했고 몸은 눈에 보이게 가벼워졌다.
그러나 말씀을 보고 기도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운동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하나님과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찔림과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문득 아이가 외우던 요한일서의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라는 말씀이 스쳐 지나갔다.
‘예수님은 날 위해 죽어주셨는데, 생명을 아끼지 않고 버리셨는데 나는 예수님께 무얼 드리죠?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드릴 게 하나도 없는데, 너무 죄송해요’라는 고백이 절로 나왔다.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위한 운동, 내 모든 삶에 내가 주인 되어 있었다. 하나님이 필요하면 간절히 찾고, 하나님을 이용했던 악한 나의 실상을 깨닫자 그대로 회개가 터졌다. 내가 주인 되어 전능자 하나님을 무시하고 입술로만 ‘주여 주여’ 하고 있었다. 그 즉시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모셨다.
마음의 주인이 예수님으로 바뀌니 하나님과 관계가 회복되고 삶의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때마침 주일학교 유년부 교사를 하라는 제안에 바로 순종했다. 생각할수록 모든 것이 감사하다. 교회공동체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사명을 주심이 감사하고 건강한 몸을 주심이 감사하다. 나를 사랑하셔서 생명 버리시고 부활하셔서 살아계신 예수님!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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