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결국 꿈을 이루어 교사가 됐지만 학교 현장은 내 생각과 너무나 달랐다. 뉴스에서나 보았던 교실 붕괴의 현실이 늘 내 앞에 있었다.
두 번째 학교로 발령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섰는데, 교실 안은 마치 정글속 아수라장이었다. “자리에 앉아!” 하면, “왜 그래야 되는데요?” 하는 아이들, 쉬는 시간에 몰래 학교 컴퓨터실에서 게임을 하고 오는 아이들 등 통제가 불가능했다. 언젠가 잘못한 아이들을 혼내는데 갑자기 한 아이가 주먹으로 나를 치는 기막힌 일도 있었다.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어느 날, 하나님 앞에 이 문제를 놓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우리 반이 힘든 이유가 바로 내가 주인 돼 있었기 때문임을 알려주셨다.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모든 사람의 주인이 되어주셨으니 우리 아이들의 주인도 예수님이신데 그동안 내가 아이들의 주인 되어 내 기준, 내 틀로 아이들을 판단하며 끌고 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주인으로 교실에서 왕 노릇 하며 사랑 없이 아이들에게 군림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나님 앞에 그대로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부활하신 예수님! 당신이 진정 나의 주인이십니다. 아이들의 주인도 오직 예수님이십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반항을 하고 혈기가 가득했지만 상황과 상관없이 마음에 기쁨과 평강을 가득 채워주셨다. 그리고 아이들을 향한 전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내 안에 넘치도록 부어주셨다.
아이들에게 부활의 복음을 전했다. 내게 주먹을 휘두르던 아이, 나를 총으로 쏴 죽이고 싶다고 했던 아이, 예수님을 절대로 안 믿겠다고 했던 아이들이 모두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놀라운 사실 앞에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믿게 되었다.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였다.
복음의 능력은 정말 놀라웠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아이들의 삶은 눈에 보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먹을 휘두르고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 친구를 왕따시키며 괴롭히던 아이들까지 어느새 순한 양이 되어 있었다.
더욱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어느 날부터 아이들끼리 방과후 예배 모임을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 중에 리더가 나와 말씀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고, 소감문을 기록하며 예배를 인도해갔다. “예수님이 부활하셨어! 그래서 우리가 모든 말씀을 믿을 수 있는 거야! 우리가 말씀에 ‘아멘!’ 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거야!” 조금 어설퍼 보이기도 했지만 성령님께서 아이들의 예배 모임을 강권적으로 인도해주셨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모임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자신이 주인 되어 살아왔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했다. 사이가 나빴던 아이들도 서로 기도해주고 말씀을 나누며 교실은 기쁨이 흘러넘쳤다.
그 다음해는 아이들의 모임이 공식적으로 ‘학생 기독 동아리’로 등록됐다. 꼴찌 하는 아이, 학교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던 아이, 산만해서 매일 혼나는 아이들이 학생 기독 동아리에 모여 함께 찬양하고, 함께 복음을 나누었다. 정말 놀라운 변화였다.
매일 학교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심을 붙잡고 “복음을 전하라! 제자 삼아라!”는 말씀에 순종하며 중심을 드렸을 뿐인데 하나님께서는 아이들 속에서 복음의 놀라운 능력을 드러내셨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학교에서 아이들을 더욱 사랑으로 섬기고, 영혼들을 복음으로 살리는 일에 나의 삶이 온전히 드려지길 오늘도 기도한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9QQo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