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참 생각 없이 자랐다. 친구들과 약속을 하고도 아무 생각이 없어 만나러 나가지 않을 만큼 약속의 중요성도, 친구의 기분도 내 머릿속에는 전혀 없었다. 교회 또한 아무 생각 없이 다녔다. 예배시간에 게임을 하다가 “으악!” 소리를 지를 정도로 고등학교 때까지 생각 없는 생활은 계속되었다.
목사님께서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말씀하실 때마다 ‘내가 2000년 전 제자였다면 당연히 믿었겠지’라고 생각했다. 제자들은 3년이나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도 안 믿었는데, 2000년 후인 지금에 어떻게 예수님을 믿으라는 것인지 참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마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수많은 기적을 보았는데도 예수님이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다니까 못 자국 난 손과 발을 보기 전에는 절대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뭐야? 그 많은 기적을 봤는데도 못 믿잖아? 그럼 뭐로 믿는 거지?” ‘모든 사람들이 믿을 만한 증거는 부활이다’고 선포하시는 목사님 말씀에 점차 집중이 되었다. 그때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성경과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믿었다는 요한복음 2장 말씀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모두 저주하며 도망갔던 제자들이 어느 순간 180도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처참한 죽음 앞에서도 그들은 기쁘게 순교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야 그들이 변화되었던 것이었다. 정말 충격이었다. 예수님은 실존인물이었고, 부활은 실제였고, 지금도 살아계신 분이었다. 소름이 쫙 돋았다.
“아! 예수님이 정말 하나님이셨구나!” 4대 성인이신 예수라는 사람이 부활했다는 것은 영원한 나라가 진짜로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게 해준 확실한 증거였다. 나는 이 부활 사건 앞에 내 느낌이나 감정과 상관없이 그대로 굴복하였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내 삶에 주인 되어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이 악랄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믿게 되었다.
그 후 나는 뜨거운 마음으로 전도를 했다. 예수님의 부활로 영원한 나라가 실제였기에 더 이상 생각 없이 살 수 없었다.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하교 길엔 버스 안에서 복음을 계속 전했다. 그러다 고3이 되어 진로 결정 문제를 놓고 기도할 때였다. 갑자기 ‘아무도 예배하지 않는 그곳에서 주를 예배하리라. 누구도 증거하지 않는 그곳에서 나 주를 증거하리라’는 ‘예배자’ 찬양가사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사회에 나간 사람들은 복음을 들을 기회가 적다는 마음을 주시는데 하나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결국 나는 대학을 포기하고 복음을 접할 기회가 적은 회사에 입사했다. 어느 날, 회사 기숙사의 어떤 언니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봉 5000만원 이상 받던 언니였지만,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썩어질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니에게 복음을 전해주었더라면 언니가 자살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졌다. 그때부터 내 모든 시간을 전도에 투자했다.
지금은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 작은 교회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귀신을 보시는 아버지, 자살하려는 동생, 숨겨왔던 아픔까지 오픈하는 아이들에게 그 모든 문제의 답을 말해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말씀으로 교제하는 하루하루가 정말 꿈만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 ‘동네 바보, 동박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내가, 오늘도 예수님과 동행하며 가장 멋진 삶을 누리고 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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