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11725_23110923606781_1.jpg


나는 남다른 믿음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목회를 하신 아버지를 이어 어머니도 목사 안수를 받으셨고, 형은 신학을 전공했다. 그에 비해 내 믿음은 항상 바닥이었다.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 같고 예수님을 믿는 것 같았지만, 뭔가 확실하지 않았고 생각과 감정에 따라 믿음은 늘 흔들리곤 했다.
 
그렇다고 신앙생활이나 믿음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다. 중학생 땐 어느 집회에서 방언을 받기도 했다. 수많은 수련회에 참가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눈물도 많이 흘렸고, 뒤로 쓰러지는 경험까지 했다. 그러나 모두 그때뿐, 나중에는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는다’고 단정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어떤 노력으로도 확실한 믿음을 갖지 못하자 목회자 아들로 태어난 것에 불만을 품은 채 방황의 삶을 살았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매일 새벽예배로 단 한 번도 가족여행을 못 한 것 등 모두 불만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목회자 자녀라는 꼬리표 때문에 주위에서 받는 엄청난 기대와 강요들이었다. 이런 괴리감에서 오는 짜증으로 교회 차량 유리를 발로 차 산산조각낸 적도 있고, 컴퓨터며 책상이며 눈에 보이는 물건을 모조리 다 부숴버린 적도 있다. 학교생활도 원만치 않아 선로를 벗어난 기차 같았다. 

그러다 형을 통해 춘천한마음교회 수련회에 참가했고 그곳에서 훈련을 받게 되었다. 어느 토요찬양예배 때였다. 기도가 시작되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것이 마음속에 실제적 사건으로 믿어졌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보일 수 없는 표적, 부활의 증거로 2000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것이 너무나 선명해졌다. 하나님께서는 그 엄청난 고통을 당하시면서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살리시려고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셔서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신 것이 감사했고 그 사랑에 감격했다.  

그런데도 나는 그동안 이런 예수님을 배척하고 있었던 것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다 이루어 놓으신 예수님을 전혀 믿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신기한 체험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십자가의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앞세웠다. 생명을 건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 그것이 나와 상관없는 사건이라고, 정말 살아계신 것이 맞느냐고, 왜 내 삶을 힘들게 하느냐고 악랄한 죄를 짓고 있었던 것이었다. 돌이키면 예수님을 죽이자고 외치던 유대인이 바로 나였다. 

“아버지! 아버지!” 이름을 수없이 부르며 통곡했다. 그리고 고백했다. “하나님! 이제는 절대 주님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살겠습니다.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주님, 이 악랄한 죄인이 감히 주님을 사랑합니다.” 

계속 기도하는데 하나님 품안에 거하지 않는 수많은 영혼을 비춰주셨다. 나는 즉시 이 방황하는 영혼들을 하나님 품안으로 안겨 드리겠다는 고백을 하나님께 했다. 부활의 확실한 증거로 내 삶은 그렇게 180도 변했다. 목회자 가정에서 겪었던 괴로움은 모두 사라지고 방황의 삶도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도 가정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고 가족여행도 가지 못하지만 영원한 것을 위해 달려가는 우리 가족이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를 향한 기대와 강요도 하나님의 사랑임을 알고 감사하게 되었다. 

이제 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너무나 부족하지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낸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붙들고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생명 걸고 복음을 전할 것이다. 순교의 잔이 온다하더라도 마땅히 기쁨으로 감당할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bWOvZS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2 버스 사고·고열로 생사의 기로… 예수 만나 축복받은 인생으로 - 엄하영 file 김아진 2018.12.26 286
351 찬바람 불던 ‘차도녀’ 교사 복음 전하는 사명자로 - 황찬환 file 김아진 2018.10.30 316
350 사회를 원망한 학생 운동가 복음으로 변혁 꿈꾸다 - 이건주 file 김아진 2018.11.14 324
349 세상의 법·도리만 중시하다 하나님의 법 앞에서 회개 - 권오관 file 김아진 2018.12.26 326
348 방황하던 세 딸과 새 엄마 기도로 매일 천국의 삶 - 방미숙 file 김아진 2018.12.27 334
347 수련회 다녀온 뒤 달라진 아이, 주 앞에 굴복하니 갈등도 끝나 - 김복순 file 김아진 2018.12.26 337
346 나 홀로 외롭게 지내다 공동체와 새로운 인생 - 한상윤 file 김아진 2018.10.30 339
345 깊은 열등감의 늪, 복음으로 벗어나다 - 박일권 file 김아진 2018.09.24 356
344 염려 속에 살아온 92세 인생 주님 믿으며 평강 누려 - 구재환 file 김아진 2018.12.27 356
343 복음에 집중하자 성령께서 강타… F급에서 A급 대학생으로 변화 - 오창선 file 김아진 2018.12.26 357
342 회개하고 예수를 주인으로 영접 ‘짜증男’ 마침내 ‘기쁨男’ 변신 - 신종근 file 김아진 2018.10.22 368
341 이제 당당히 복음 전할 수 있게 돼… ‘예수쟁이’로 놀림 당하는 게 기뻐 춘천 한마음교회 간증 스토리 - 김태현 file 김아진 2018.12.26 369
340 술만 마시고 방황하던 청년 성경 읽고 부활의 증인 되다 - 김병석 file 김아진 2018.10.22 379
339 부끄러웠던 장애인 언니 하나님 사랑으로 품다 - 이내영 file 김아진 2018.12.27 381
338 교도관·수용자들 하나님 눈으로 바라보다 - 신정호 file 김아진 2018.12.27 391
337 종교에 신물 난 청년 부활의 주를 만나다 - 김형준 file 김아진 2018.09.24 393
336 예수 부활의 믿음 하나로 단번에 얻은 생명의 진리 - 이관우 file 김아진 2018.09.01 402
335 죽음이 두려웠던 겁쟁이 담대한 부활의 증인 되다 - 임희영 file 김아진 2018.10.03 404
334 예수님 사랑 느끼고 회개, 악에서 빠져나올 힘 주셔 - 방극규 file 김아진 2018.09.01 407
333 생계를 위해 공부한 영어, 세계복음화 위해 쓰이다 - 김태희 file 김아진 2019.01.11 4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