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닌 지 2년 정도 됐을 때 영적 세계에 눈이 열리는 사건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마귀’가 실재한다는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성경의 ‘귀신’이라는 단어에 모두 동그라미를 치며 자세히 읽었다.
‘마귀’가 존재하고 실제 우리들 삶에 역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모든 사람이 다 마귀에게 속고 사는구나’였다. 마귀는 거짓의 아비(요 8:44)로 사람들 마음속에 생각을 넣어주고, 사람들은 이 생각에 속아 일생을 마귀의 종노릇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나서 영적 세계에 관한 나의 시각이 달라졌다.
그리스도인의 3대 적(敵)은 마귀, 세상, 우리 안에 있는 육신(옛 습성)이다.
마귀는 하늘나라에서 쫓겨나 아담에게 선악과를 따 먹게 유혹하였고, 예수님을 시험했다. 또한 가룟 유다에게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듯 지금도 이 세상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각을 넣어 혼미케 하여 예수를 믿지 못하게 한다(고후 4:4). 그리고 마귀는 기도를 막고, 사람의 의지(意志)와 말씀을 빼앗아간다(눅 8:12). 이러한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기(勝機)를 잡은 것은 내 안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부터다. 그동안 내 힘으로 싸워보려 했지만 부활을 통해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이 선명해지니 흔들림 없이 마귀를 대적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귀에게 붙잡힌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주고, 사랑으로 품어주는 것이 승리의 비결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도인의 두 번째 적은 ‘세상’이다. 어둠인 세상이(요1:5) 선명하지 않으면 푯대를 향해 달리다가도 뒤돌아보다가 데마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예수님의 부활은 세상을 나의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마귀는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요일 2:15,16)’이라는 미끼로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푯대를 향해 달려가지 못하게 한다. 이것들을 받아먹으면 마음이 둔해져서 분별력을 잃게 되고(눅 21:34) 감각 없이 세상과 간음하게 되는 것이다(약 4:4). 그러나 부활을 통해 영원한 나라가 선명해지고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배설물이라는 것을 정확히 안 사람은 바울처럼 영원한 푯대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마귀를 대적하면 마귀도 도망가는 것이다(약 4:7).
마지막으로 가장 치열한 싸움은 ‘자신 속에서’ 일어나는 ‘육신(옛 습성)’과의 싸움이다(롬7:22-25).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옛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셨다(롬 6:6). 그리고 새로운 피조물, 즉 예수님과 연합된 영원한 존재로 만들어주셨다. 이것이 거듭난 나의 신분이고 진짜 내 모습이다.
이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 안에서 나오는 옛 사람의 습관들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놓치고, 낙심하고, 심지어 구원의 확신까지 흔들린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정확하게 알 때 죄를 지어도 보혈을 의지하여 회개하고 다시 전진할 수 있다.
우리가 마귀의 종노릇 하며 세상의 정욕대로 살던 육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은 마귀에 대해 승리하는 것이고 세상에 대해 승리하는 것이다. 옛 습관을 이기는 비결은 오직 성령의 능력에 있다(갈 5:16). 우리가 보혈을 의지하여 나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시며(요일 1:7,9), 깨끗해진 우리에게 성령께서는 말씀과 기도를 통해 육신의 소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다. 보혈이 있는 곳에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성령께서 역사하시면 말씀과 기도로 치열한 영적 싸움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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