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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참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간판에 십자가를 달고 하나님이 나의 삶의 주인이심을 고백했고, 30여년간 주일성수는 물론 예배시간까지 철저히 지켰다. 아내와 단 한 번도 싸운 적 없이 품어주었고, 사업에서도 내가 좀 손해보아도 기쁜 마음으로 베풀었다. 그것이 주 안에서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평소에 꿈꿔왔던 선교센터를 운영하려고 시골로 내려갔다. 새롭게 섬기게 된 교회에서도 배려하고 섬기는 삶을 살다보니 모두 나를 좋아했고 믿음도 최고라고 했다.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았지만 사업과 삶에 대한 염려 등으로 왜 나는 바울처럼 온전히 하늘의 것으로만 살지 못하나 하는 고민을 늘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결혼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아들의 예기치 않은 의료사고로 서울로 이사했다. 아들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입원했는데 치료 과정에서 호흡 호스가 빠져 뇌사상태가 되었다. 대학병원에서는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의료사고라고 했다. 전혀 있을 수 없는, 의식 없이 숨만 쉬는 아들을 보는 마음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러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하며 변화된 삶을 사는 한마음교회 성도들의 간증을 보고 아내와 함께 교회를 찾아갔다. 목사님은 부활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잘 알아듣지 못했다. 어느 날 ‘창조주가 오셨다 가셨는데 그냥 가셨겠는가?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이 크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4복음서와 사도행전을 통해 제자들의 변화를 보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실 때 죽음이 두려워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목격한 순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는 놀라운 고백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사도행전을 은사나 기적 측면으로만 봤는데 다시 보니 전체가 부활을 전하는 내용이었다.  

예수님을 부인했던 제자들의 변화, 그것은 죽은 예수가 성경대로 다시 살아나신 부활사건 때문이었고, 구약의 수많은 예언도 죽으시고 부활하실 예수님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바로 하나님이셨고 그분의 말씀은 창조주의 말씀이었다. 순간 내 믿음의 실상이 그대로 보였다. 부활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증거 없이 믿은 나의 신앙은 신념이었고 감정이었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주의 길이라고 확신한 것도 근거 없는 나의 착각임을 알게 되었다. 주 안에서 산다고 했던 30여년이 결국 주님과는 아무 관계 없는, 내가 주인 된 삶이었다. ‘나는 너를 모른다’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 같았다.  

엎드려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저는 주인을 몰라 문밖에 세워두었던 자였습니다. 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제가 주인 되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지금 나는 독서실을 운영한다.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과 학생들을 수시로 만나 “우리 삶이 끝나는 날, 예수님께서 너의 주인이 누구냐고 물으실 때 그 답을 준비해야하지 않겠니”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아들의 의료사고 후 사라졌던 집안의 웃음소리를 되찾고, 끊어졌던 사람들과의 만남이 다시 이루어졌다. 아들은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병원에 있지만 아들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날마다 주님만 바라보며 기쁘게 사명자의 길을 걷는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cg2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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