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51848_23110923620630_1.jpg


어머님은 16세에 결혼해 6·25전쟁 때 아버지를 잃고 22세에 홀로 되어 5살 된 나와 한 살 여동생을 기르신 고통의 삶을 사셨다. 외갓집 어른들은 ‘엄마 불쌍하니 꼭 효도해야 한다’ ‘장가가면 엄마 말 잘 들어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셨다. 20대에 몇 아가씨와 만났지만 그때마다 어머니의 한마디에 결혼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다 31살 노총각 때 겨우 결혼을 했다.
 
결혼하고 어머니 방문 앞에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길 다하여라’로 시작되는 송강의 효행시 액자 하나를 걸고 실제로 그렇게 노력했다. 그러나 신혼의 꿈도 잠깐, 어머니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다. 우울하게 누워 식사도 잘 하지 않으시며 늘 속상하다고 하셨다. 왜 어머니를 속상하게 했느냐며 아내를 폭행 했고, 무조건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어머니께 빌기도 했다.

어느새 나는 마누라 치마폭이 아닌 어머니 치마폭에 싸여 맞춤형 아들이 되어갔다. 집안의 모든 일은 어머니 생각대로였고, 시키시는 일은 한마디도 토를 달 수 없었다. 그 독선과 아집 앞에 내 인격과 자존심은 함몰되었고, 정신까지 어머니 손에 잡혀 있었다. 어머니의 말씀은 상처가 되어 분노와 원망으로 쌓여갔다.

결국 오십 중반쯤에 나는 알코올 중독에 빠졌고,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며 죽음까지 생각했다. 설상가상 명문대 경영학을 전공한 아들이 취업을 못하고 방황했다. 늘 최종 시험인 면접에서 두려움으로 답변을 못해 탈락했다.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할머니가 아버지에게 하듯 아버지도 나에게 그랬다’고 하는데, 아들의 눈빛은 분노에 차 있었다. ‘아, 이것이 악습으로 대물림되는 가정의 저주구나’ 하는 생각에 내적 치유에 관한 책을 읽고 많은 분을 찾아다니며 상담도 했다. 모두 다 어머니를 용서하라고 했지만 마음은 허락하지 않았다.

어느 날 우연히 ‘오직 주만이’ 간증 영상을 보았다. 인생 벼랑에 섰던 사람들의 변화된 이야기를 듣고 ‘무엇이 저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하는 충격에 춘천 한마음교회를 찾았다. 매주 말씀은 예수님의 부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죄가 무엇인가?’ 묻기도 하고, ‘네가 주인이잖아!’ 따지듯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아무 답도 할 수 없었다. 믿어지지 않으니 마음만 답답했다. 

그러다 몇 달 동안의 말씀을 차근차근 되짚어보았다. ‘예수님의 부활을 내 생각이나 느낌으로 믿으려 하지 말고 증거를 찾아 믿으라’는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간절한 마음으로 성경을 폈는데 사도행전에서 부활의 증인들 바로 베드로, 스데반, 바울의 삶이었다. 그들은 정말 부인할 수 없는 부활의 증인이었다. 그랬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니 그동안 내가 주인 되어 살아왔던 삶이 그대로 보였다. 죄는 내가 지었고, 악을 행한 자도 나였고, 지옥에 떨어질 자도 나였다. 하나님의 그 사랑이 보이는 순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격이 밀려왔다. 한참 울었다. 그리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러자 내 마음속 깊이 박혀 있던 상처와 원망의 단단한 얼음덩어리가 녹기 시작했다. 진정한 자유가 임하자 어머니의 삶이 다시 보이며 원망이 사랑으로 변했다. 이제는 술도, 제사도 끊고 하나님께 기도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어머니와 아내의 마음 문도 활짝 열리고 있다. 남은 삶, 바울처럼 주님과 동행하며 오직 부활의 증인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dyUYH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2 두려움 때문에 생활 장애… ‘마음의 감옥’에서 예수님이 구해주셔 - 구윤형 file 김아진 2016.12.21 632
231 둘째 아이 세상 떠난 후 빠진 우울증 복음으로 벗어나 - 이은주 file 강태정 2015.10.13 1287
230 드라마 속 주인공 꿈꾸다 주님 따르며 정신적 자유 - 박주은 file 김아진 2019.01.28 532
229 떡볶이 집 아저씨, 돈의 노예에서 벗어나 부활의 증인되다 - 이종일 file 강태림 2016.02.05 1046
228 레위기 4장 말씀을 통해 하나님 마음 알고 전도왕 돼 - 정현동 file 강태림 2016.08.31 731
227 마음대로 안되는 자녀 통해 주님께 굴복하니 신바람 나는 삶을 주셔 - 강옥영 file 김아진 2017.06.12 703
226 마음이 요동치는 믿음의 조울증 고쳐주신 예수님 - 이재영 file 김아진 2017.10.11 2619
225 마지 못해 살다가 교회서 부활의 간증 듣고 삶의 이유를 찾아 - 조재춘 file 강태림 2016.07.06 784
224 망상으로 두려움 속에 살다 복음으로 평안을 얻다 - 성수민 file 김아진 2019.01.06 570
223 머리에만 머물렀던 복음 뜨겁게 가슴으로 내려와 - 최광호 file 김아진 2019.03.29 4551
222 먹는 걸로 욕구 불만 해소 ‘코끼리 다리’ 별명… 다시 건강한 몸 주신 주님 - 김량은 file 강태림 2016.07.06 775
221 목사 꿈꾸던 ‘최연소 장로’ 목사님의 동역자 되다 - 김농도 file 김아진 2018.12.27 442
220 무늬만 크리스천 성경 진실 확신 후 진정한 주님을 만나다 - 정고은 file 김아진 2017.04.05 572
219 무책임한 부모님 원망하며 고아처럼 살다가 하나님과 하늘 가족 만나 - 김슬기 file 강태림 2016.11.08 566
218 문제가 있을 때만 하나님 찾던 신앙… 부활복음으로 회개 - 김미숙 file 김아진 2017.04.13 582
217 뭐든지 뛰어났던 맏딸… 고시공부 벽에 부딪히고 부활 예수님에 눈뜨다 - 은주혜 file 김아진 2017.02.07 962
216 믿음의 엄마 보내셔 이혼 가정 아픔 해결한 복음의 능력 -김솔지 file 강태림 2015.11.03 1314
215 바리새인 같던 모범생 신앙생활 가면 벗고 하나님의 모범생으로 - 이지호 file 강태림 2016.11.08 661
214 방황하던 세 딸과 새 엄마 기도로 매일 천국의 삶 - 방미숙 file 김아진 2018.12.27 336
213 백혈병 암세포 번졌지만 믿음 얻고 부활 증거하는 삶 - 이경태 file 강태정 2015.10.13 1308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