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02024_23110923686348_1.jpg

내가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나와 누나는 만성신부전이었던 어머니와 셋이 힘들게 살았다. 어머니는 신장이 나빠 늘 숨이 차고 다리가 퉁퉁 부었지만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셨다. 그러나 나는 극빈자라 학비가 면제되는 게 너무 창피했고, 아픈 어머니와 우리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만 가득했다.  
 
초등학교 졸업 무렵의 눈 내리던 겨울 밤,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졌다. 중환자실로 실려 간 어머니는 작별인사 한마디 없이 5일 만에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다. 도저히 믿을수도, 받아들일수도 없었다. 어머니는 늘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예수님을 전하며 섬겼고 하루 3번씩 투석을 하면서도 늘 감사하며 사셨다. 그런데 살려달라며 울부짖던 우리 남매의 기도를 뿌리치고 어머니를 죽게 내버려 둔 하나님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고아가 된 나와 누나는 이모 집에 들어갔다.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은 14세이었던 내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더구나 부모님이 아닌 누군가와 산다는 건 정말 힘들었다. 싫어도 좋은 척하며 목소리도 제대로 낼 수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적 갈등은 점점 깊어져 친구 집과 밖으로 겉돌았다. 걱정하시는 두 분은 생각지도 않고 며칠간 행방을 감췄고,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는 몰래 집에 들어 가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다가 필요한 물건만 챙겨 나오곤 했다. 우리 가족에게 이런 고통을 주고 나의 삶을 방해하는 하나님인데 더 이상 교회에도 나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지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도대체 본적도 없는 예수님을 어떻게 만난다는 거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수님은 만나고 싶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예배를 드릴 때였다. 목사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증할 수 있는 증거,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증거는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라고 하셨다. 그 말은 더욱 나를 실망시켰다. 다 아는 그 사실이 왜 모든 사람이 믿을만한 증거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저런 황당한 소리 말고 방언을 하거나 환상이라도 보면 믿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목사님께서 “만약 기적을 통해 병이 나아 예수님을 믿었다 하자. 그런데 다시 병이 생기고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그런 건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다. 그때였다. 3년 반 동안 예수님 곁에서 많은 기적을 본 제자들이 예수님이 붙잡히니까 도망치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어서 죽음이 두려워 도망쳤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완전히 변한 모습은 더욱 나를 놀라게 했다. 3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 형을 미쳤다고 했던 동생 야고보, 믿는 자들을 직접 죽이고 핍박했던 바울, 그들이 목숨을 걸고 전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이었다. 부활하신 이분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셨다.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던 나, 내게 무엇을 해줬느냐고 따지던 나, 나를 왜 이런 힘든 삶속으로 던져 버렸느냐고 대들던 나,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산 것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죄였던 것이다. 그대로 회개할 수밖에 없었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물질적으로는 늘 부족하지만 예수님 때문에 항상 기쁘고 감사만 나온다. 환경을 원망하며 목적 없이 살았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이모와 이모부가 베풀어 주신 삶의 길,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삶의 길. 주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그 길을 기쁨으로 달려갈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kSMRHI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 예수님 부활을 믿는 순간 장애조차 기쁨으로 변해 - 진창균 file 김아진 2018.10.27 419
111 예수님 사랑 느끼고 회개, 악에서 빠져나올 힘 주셔 - 방극규 file 김아진 2018.09.01 409
110 예수님 첫사랑 회복하고 최고의 대학생활 했다 - 신은영 file 김아진 2018.11.14 593
109 예수를 전혀 믿지 않고 방황하던 목회자 아들 부활의 증인으로 거듭 나 - 김종화 file 강태림 2016.08.22 685
108 온갖 약으로도 못고친 아토피의 고통 주님 사랑으로 이기다 - 김정화 file 김아진 2017.09.07 540
107 왕 싸가지 싸움꾼, 주님 영광 위해 살아 ‘이름 값’ 하다 - 주영광 file 강태림 2016.06.14 845
106 왕따로 생긴 공황장애 ‘예수는 나의 주’ 선포하니 씻은 듯이 사라져 - 피성민 file 강태림 2016.11.08 760
105 외국인 남편까지 변화 이끄셔 복음 전하는 사명자로 - 이은주 file 김아진 2016.12.08 570
104 외모 콤플렉스와 우울증, 복음 통해 행복 찾아 - 이병민 file 김아진 2019.02.12 885
103 외톨이였던 청각장애인 복음으로 열등감 씻고 기쁨과 자존감 회복 - 한선희 file 강태림 2016.10.26 458
102 우울·자살·대인기피… 복음으로 벗어나 천국의 진짜 삶 준비하다 - 김선미 file 김아진 2017.01.09 671
101 우울과 자살 충동에서 건져주신 부활의 은혜 - 이경하 file 김아진 2018.09.03 505
100 우울한 삶 살았던 소녀가장” 영원히 함께할 하늘가족 만나 - 고찬향 file 강태림 2015.12.22 1302
99 운동선수 생활중 빠진 동성애 예수님 알게되고 자유 얻어 - 오혜진 file 강태정 2015.09.16 2509
98 은혜 받을수록 갈급함… 회개하고 주님 영접하니 삶의 모든 갈증이 해소 - 이명렬 file 김아진 2017.07.25 678
97 이명(耳鳴)·악몽에 시달리다 복음으로 해방되다 - 황미희 file 김아진 2019.01.06 423
96 이민 1.5세대 정체성 고민 수련회서 부활 체험 뒤 해피한 젊은이로 - 양민진 file 김아진 2017.10.09 1438
95 이방인 취급 받던 조선족이 하나님의 자매로 하나가 됐다 - 조홍화 file 강태림 2015.12.15 928
94 이제 당당히 복음 전할 수 있게 돼… ‘예수쟁이’로 놀림 당하는 게 기뻐 춘천 한마음교회 간증 스토리 - 김태현 file 김아진 2018.12.26 370
93 이혼 가정 자녀로 원망의 삶… ‘신앙 가족’과 축복의 삶 - 이지원 file 김아진 2019.01.26 603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