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충’을 용납할 수 없는 책임감이 강한 맏딸로 태어났다. 전 과목 올백을 맞고 전교 1등도 여러 번 해 중학교 때는 전설로도 불렸다. 고등학교 때는 반장을 하며 불타는 책임감으로 학급 일을 도맡아 했고 공부에도 온 집중력을 다했다. 그렇게 주변의 인정과 칭찬 속에 유명 공대에 진학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해외유학 등의 거창한 꿈을 꾸며 학구열을 불태웠고, 만족스런 캠퍼스 생활을 즐겼다.
모태신앙으로 신앙생활도 당연히 모범을 보였다. 성경 암송대회 1등, 성가대, 찬양팀, 선교단체 활동, 중고등부 교사 등 무엇이든 다른 사람에 앞섰다. 대학 3학년 때 변리사가 되겠다는 생각에 휴학을 하고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책과 씨름하며 도서관 창밖에 함박눈이 쌓이는 것도 모른 채 공부해 1차 시험을 넉넉한 점수로 합격했다.
그러나 2차 시험이라는 큰 산이 다가올수록 압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앞날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과 염려가 엄습할 때면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잠드는 날이 많았고, 힘들어 길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 그렇게 큰 슬럼프가 왔고, 믿음도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천국과 지옥을 어떻게 믿는가’ ‘예수님을 모른 채 살아온 사람들은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정말 하나님이 계신걸까’ 등 온갖 회의감이 몰려왔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청년들의 간증을 들었다. 그들은 모두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전도자가 됐다는 고백에 큰 충격을 받고 간절한 마음으로 수련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진짜 부활하셨는가’ ‘부활이 정말 실제 사건인가’에 집중하며 무신론자였다가 기독교인이 된 학자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철저한 증거를 통한 사실만 믿는 언론학자, 법학자였던 저자가 2년여 간의 탐구 끝에 부활이 역사적 고고학적 의학적으로도 뒷받침되는 사실임을 확증하고 예수님을 영접한 내용이었다.
유대인과 로마 역사가들도 예수의 부활은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기록했고, 4복음서도 부활 후 1세기 내에 기록된 정확하고 신빙성 있는 증거 자료가 확실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증거들 앞에 사도행전 17장 31절 말씀이 더욱 선명해졌다. 정말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 예수님이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유일한 증거는 바로 부활이었다. 부활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었다. 내 마음은 흥분되고 요동쳤다.
부활하신 예수님 정면에 서니까 바로 회개가 터져 나왔다. 그동안의 나는 예수님을 내 인생 전체의 주인으로 믿고 싶지 않은 자였고, 믿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였고, 세상과 간음하며 하나님과 원수된 자였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배척한 죄인이었다. 나를 살리시기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사랑 앞에, 나도 온 마음을 다하여 주 나의 하나님을 사랑하겠다고 고백하며 예수님을 내 마음에 진정한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써 죄 사함과 나를 향하신 그 큰 사랑이 확증이 되니 주인 되신 예수님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 지하철에서 보이는 세계만 믿는다는 고등학생에게, 취직준비에 힘들어하는 수험생에게,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고 또 전했다.
예전에 나는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헛되다는 것을 깨달으면 되지 않겠느냐’며 솔로몬의 고백을 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명을 걸고 사명을 감당했던 사도 바울의 고백이, 부활의 증거로 인해 나의 고백이 됐다.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우리의 주인 돼 주셨다는 이 기쁜 소식을 들고 푯대를 향하여 달리는 증인의 삶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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