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91846_23110923725797_1.jpg

어머니는 우리 교회 목사님의 사역 초기부터 함께 동역해 나는 어려서부터 학창시절까지 대부분의 삶이 교회와 연관돼 있었다. 고교 시절 친구에게 담배를 배워 멋지게 피우며 길을 걷는데 저 멀리 목사님이 보여 깜짝 놀라 정신없이 도망치기도 했다. 훗날 목사님이 가끔 “성호야, 너 그때 나보고 왜 도망갔냐”고 묻곤 했다. 무늬뿐인 신앙이었다. 
 
교회는 다녔지만 결혼해서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았다. 직장에서 술자리는 일주일에 3∼4일 이어졌고, 노래방에서 당구장까지 귀가시간은 자꾸 늦어졌다. 아내는 제발 저녁 좀 같이 먹자고 했지만 나는 “이런 게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느 날 직장선배가 “야! 너 교회 다니는 거 맞아. 교회 다닌다는 놈이 나보다 술도 더 먹고 담배도 그렇게 피우냐”고 했다. 순간 화가 치밀어 “그래서 내가 형한테 교회 나가라고 했어. 왜 그래, 내가 술자리에서 종교 정치 얘기하지 말라고 했지. 왜 기분 좋게 술 먹는 사람 열 받게 만드는데”라며 술판을 깨고 나왔다.


이런 일이 있고 나면 마음이 정말 안 좋았다. 하나님께 나가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내 모습을 보니 도저히 나갈 수 없었다. 이런 나를 아내는 권면도 하고 끝없이 기도했지만, 누가 봐도 나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뿐 아니다. 밖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모두 집에 와서 풀었다. 집에 들어오면 소파에 벌렁 누워 아내한테 모든 잔심부름을 다 시켰다. 아내를 따라 교회는 갔지만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점점 더 굳어져 갔다.

이런 나와 달리 교회에서는 성도들이 방송에 출연해 신앙 간증을 하는 일이 계속 됐다. 온 가족이 간증을 준비하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오히려 나는 화를 내며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어느 날 교회에서 작은교회 일꾼 형이 꼭 간증 준비를 하라고 했다. “아니, 술 쳐 먹는 놈이 어떻게 간증을 할 수 있어요.” 크게 소리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자기 모습 보지 말고 예수님을 보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자.” 이 한마디가 내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저히 나만을 바라보며 꼼짝할 수 없었던 내가 예수님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요한복음을 읽다가 문이 닫혔는데 죽으셨던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장면에서 나는 깜짝 놀랐다. 예수님이 신령하고 썩지 않을 몸, 영원히 사는 부활체로 마치 내 곁에 서 계시는 것 같았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정확히 인지하면서 ‘아, 진짜구나. 예수님이 정말 부활하셨구나. 이분이 성경대로 나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창조주 하나님, 바로 나의 주인이시구나’하는 탄성이 나왔다. 바로 내 모습이 보였다. 양심에 눌려 끝까지 버티며 나만 바라보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였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무시하고 내가 주인 되어 내 맘대로 산 자였다. 시간과 장소만 달랐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가 바로 나였다. 

눈물로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그동안 술 담배로 교회 다닌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살았지만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담배의 유혹이 끊어졌고 술도 자연스럽게 끊어졌다. 그리고 회사에서도 친구들을 만나서도 복음을 전하고 있다.

모든 것이 감사뿐이다. 아웃사이더처럼 목사님과 지체들을 피해서 예배당 구석에 앉아 있던 내가 지금은 형제들과 중앙 자리에서 기쁨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바울처럼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상 주심을 바라보며 달려갈 것이다.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oodsz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 백혈병에 걸리고도 조금도 흔들림 없던 형 ‘부활의 증인’으로… file 강태림 2016.10.26 539
211 버스 사고·고열로 생사의 기로… 예수 만나 축복받은 인생으로 - 엄하영 file 김아진 2018.12.26 289
210 복음 꽃 피웠던 교단 떠났지만 예수님 전하기는 정년 없어 - 정연기 file 강태림 2015.11.23 1015
209 복음과 벽을 쌓고 살다가 재능 주신 예수님 사랑에 행복한 디자이너로 - 김샛별 file 김아진 2017.07.22 449
208 복음과 부활을 알고 장애 콤플렉스 날려… 난 ‘인생 로또’ 맞은 의사 - 홍명선 file 강태림 2016.04.28 863
207 복음에 집중하자 성령께서 강타… F급에서 A급 대학생으로 변화 - 오창선 file 김아진 2018.12.26 359
206 복음으로 왕따 치유, 모든 두려움 날리고 ‘원수’까지 용서하게 돼 - 최준식 file 강태림 2016.07.19 516
205 부끄러웠던 장애인 언니 하나님 사랑으로 품다 - 이내영 file 김아진 2018.12.27 384
204 부활 예수 앞에 교만함 회개… 찬양 예배 드릴 분을 만나다 - 이성은 file 김아진 2019.02.19 858
203 부활 확증하니 심신 가뿐 “선생님 만나면 행복” 힘든 제자들이 만남 요청 - 김혜선 file 강태림 2016.09.06 529
202 부활에 대한 의심 걷히자 진정한 회개가 시작되다 - 김찬희 file 김아진 2018.10.27 417
201 부활하신 예수님 만나 냉혹한 교도소를 따뜻한 복음으로 물들이다 - 김호정 file 김아진 2017.06.10 434
200 불안증의 고통, 예수님 주인으로 모시자 눈 녹듯 사라져 - 오민정 file 강태림 2016.02.15 1162
199 불임의 아픔 겪으며 복음 사명 깨달아… 제자 양육에 ‘올인’ - 김영 file 김아진 2017.09.14 701
198 불행했던 노조위원장, 복음으로 하나된 공동체 누리다 - 신용철 file 강태림 2015.12.30 878
197 빚보증으로 빈털터리 인생 복음으로 행복 찾다 - 염준기 file 김아진 2018.12.27 580
196 사고뭉치 인생 변화하자 놀란 직장동료 “형님따라 교회가고 싶다” - 김상기 file 강태림 2016.06.21 565
195 사람을 변화시키는 부활복음 깨닫자 암 수술도 두렵지 않았다 - 최규하 file 강태림 2016.11.22 444
194 사랑 독차지했던 막내딸 유학생활 중 망가진 心身 추슬러주신 예수님 - 안수빈 file 김아진 2017.02.07 535
193 사랑으로 온 장애 아들은 부활의 예수님이 보내 주신 천사였다 - 조봉예 file 강태림 2015.12.01 1096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