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제들은 다 눈이 부리부리하게 잘 생겼는데 나만 유독 눈이 작고 몸은 뚱뚱했다.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해도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고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것 없는 내 모습에 성격이 점점 소심해져 갔다.
그러다 오빠의 선배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유머도 있고 모든 면에서 적극적인 게 너무 좋아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 남편은 나를 아기 다루듯 잘해줬고, 집에서 그런 정을 받아 보지 못했기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은 점점 변해갔다.
남편은 성격에 맞지 않는다며 자주 직장을 옮겼고 답답한 마음을 술로 풀더니 나중에는 화투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나는 동네 밭에 나가 일을 하고 공사판에도 나가 일했다. 이혼도 결심해 봤지만, 아이들이 눈에 밟혀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러다 남편의 얼굴에 종기가 생겨 병원에 갔더니 피부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해도 얼마 살지 못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은 남편은 집에 가자고 했고, 집에 돌아와 몇 개월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나는 병원비와 장례비 등으로 염려를 많이 했다. 그런데 교회에 다니고 있던 큰아들은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해 주실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아들의 그 말에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죽고 난 후 그동안 있던 빚과 살림을 꾸려 가기 위해 식당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와 누워 있으면 힘들게 했던 남편이 생각나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남편을 미워하고 욕도 했다. 그렇게 밤새 뒤척이다 날이 샜고 마음이 자꾸 우울해졌다.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간경화였다.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데 이식을 받기 위해선 6∼7년씩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지내던 중 큰아들이 다니던 교회 지체들이 찾아와 복음을 전해 주며 같이 교회 가자고 했다.
어느 날 목사님께서 예수님의 제자 도마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나서야 믿었다고 하시며, 사람인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을 수 있는 증거가 바로 부활이라고 하셨다. 그제서야 예수님이 성자 하나님이신 증거가 바로 부활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예수님이 큰아들을 통해서, 지체들을 통해서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셨는데, 나는 바쁘다고 핑계 대며 예수님을 내 마음 문 밖에 세워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살던 나를 용서해 주시려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보내셔서 믿을만한 증거를 보여 주셨음에도 나는 여전히 하나님의 아들을 믿지 않았다. 그게 죄였다.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믿게 됐다.
그 후 놀랍게도 우울증과 불면증이 떠나갔다. 그리고 나이가 먹으면 생긴다는 검버섯과 모래 뿌려 놓은 것처럼 거칠거칠했던 피부가 뽀얘지고 부드러워졌다. 하나님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던 나를 살려 주시고 공동체 지체들과 함께 체육대회도 하고 단풍구경도 다녀오게 하셨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예쁜 며느리도 얻게 해 주셨다.
얼마 전 다시 간암 판정을 받았다. 예전 같았다면 낙심하고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런데 죽어도 천국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두렵거나 염려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아들과 함께 전도를 했다. 지금도 암을 가지고 있지만 천국을 소망하며 기쁘게 산다. 나와 같은 분들이 계시다면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고 기쁘게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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