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한 번만 읽어도 다 기억이 났기 때문에 학창시절에는 늘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고3 때 장래 직업으로 초등교사가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교대가 목표였지만 수능시험을 망쳤다. 고등학교 공부를 반복해야 한다는 게 싫어서 재수를 포기하고, 춘천에 있는 교대에 진학했고 부모님의 권유로 한마음교회 기숙사에 들어갔다. 난생 처음 교회에 나간 나는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쉽게 알아들을 수 없었다. 세상에선 나름 똑똑하다고 칭찬을 들었는데 교회에선 지진아가 된 것 같은 생각에 결국 한 학기를 마치고 교회를 떠났다. 그리고 그동안 무척 하고 싶던 동아리활동과 취미생활에 열중했다. 그러나 마냥 즐거울 줄 알았던 활동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언젠가 목사님께서 하나님을 떠난 사람은 살아 있지만 그 영혼은 죽은 것이라고 한 말씀이 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어 우연히 교회 언니를 만나 다시 교회로 왔다.
그때부터 말씀과 예배에 더욱 집중했다. 하지만 성경은 온통 허구의 소설 같았다. 예수가 역사속 인물인건 분명한데, 그 30대 청년이 이 땅에 오신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사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교제를 해도 성경을 읽어도 믿어지지 않는 답답함에 결국 나는 하나님께 제발 좀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어느 날 요한복음의 “당신이 언제까지 우리 마음을 의혹케 하려느냐 그리스도거든 밝히 말하라”는 유대인들의 질문에 예수께서 “내가 이전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것 같으면 어찌 하려느냐”고 대답하는 장면 앞에 섰다. 순간 ‘이전 있던 천국? 천국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여준다면 믿지 못하는 게 이상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사도행전 1장의 제자들이 보는데서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이 생각났다. ‘어? 예수님이 진짜 하늘로? 어떻게 올라갈 수 있지?’ 부활체! 예수님은 신령한 몸으로 부활하셔서 이전 있던 곳으로 올라가신 거였다.
부활이 사실이고 천국이 진짜 있다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성경의 모든 말씀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도서관에 가 그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의심 많던 도마가 인도에 가서 복음을 전하다 창에 맞아 순교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온몸이 떨려왔다. ‘도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짜 만났구나!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구나! 30대 청년 예수가 하나님이셨다니!’ 감당이 안 되고 눈물만 나왔다. 나는 그 자리에 꿇어 앉아 “하나님 아버지 잘못했습니다”라고 하며 엉엉 울고 말았다.
내 죄가 그대로 보였고 죄 때문에 고통을 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 통곡이 나왔다. 그 귀한 독생자의 아픔을 지켜보셔야만 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찢어지는 마음 앞에 잘못했다는 말밖에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부활이라는 믿을만한 증거를 주셨는데도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것을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영접했다.
얼마 전에 나는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예수님이 부활하셨잖아!” 이 한마디로 모든 염려를 주인 되신 예수님께 맡기니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평강이 임했다. 이렇듯 나의 주인이 바뀌니 교사라는 직업은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하라고 주신 축복의 통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제자들이 배신할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부어지니, 모든 아이들이 너무 귀하고 사랑스럽다. 예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나에게 맡겨주신 아이들을 나도 끝까지 사랑하며 섬기고 싶다. 언제나 나와 동행하시는 주님과 더불어 사는 삶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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