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잦은 다툼으로 어린 시절부터 혼자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모든 문제는 혼자 해결해 나갔고 꼭 필요한 말 이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조원들이 함께 해야 할 과제도 혼자 해치웠고, 일상생활에서 보통 남자들이 하는 힘든 일도 혼자 다 해결했다. 그 때부터 언니들은 나에게 ‘김군’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겉으로는 강한 것 같았지만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에 늘 가슴은 답답하고 우울했다. 그러다 가끔 알 수 없는 분노가 일면 머리를 이불 속에 묻고 소리를 지르거나 펑펑 울기도 했다. 나는 점점 고립됐고 외로움에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교회 성도의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간증이 내 귀에 들어왔다. ‘아, 우울함의 끝은 자살이구나. 나도 이 상태로 가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절대 내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다. 목사님의 “예수님이 부활하심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만한 증거를 주신 것을 믿느냐. 부활이면 이미 모든 문제를 해결 받은 것을 믿느냐”고 하는 말씀도 내겐 아무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어머니와 등산을 갔다가 말을 거의 하지 않던 내가 그날따라 많은 말을 했는데, 어머니는 무척 즐거워하셨다. “엄마,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 다 하네요.” “그러게. 오래 떨어져 지내다보니 딸인데도 집에 오면 손님 같더라.” 그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려앉으며 어머니의 모습이 예수님과 겹쳐 보였다. “근영아, 너의 주인이 누구니? 내가 너와 항상 함께 있고 싶어 부활했는데 너는 마음을 나누려 하지 않는구나.” 예수님이 말씀 하시는 것 같았다.
‘아! 내가 그동안 예수님을 이렇게 대했구나. 살아계신 예수님을 내 마음에서 버려두었구나! 예수님께서 진정 원하시는 것은 나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었는데….’ 그때 말씀 하나가 생각났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얻으리니….’ 그랬다. 지금까지 나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다. 내가 주인되어 살았다. 그대로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나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많은 문제와 속마음을 이야기 하는 게 너무 편안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암 진단 전화를 받았다. 그냥 멍해졌다. 그러나 곧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이 생각나 기도하기 시작했다. 교회 공동체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기도해주셨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신 하늘가족이 바로 이런 거구나’ 눈물만 나왔다.
그리고 간병을 위해 휴직을 했다. 어머니는 8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 잘 견디셨다. 모두가 교회 분들의 매일 기도 때문임을 어머니도 알고 계셨다. 어머니는 ‘이번 주에 엄마도 같이 교회 갈까’라고 말했다. 머리카락이 다 빠져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고 하신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시다니 정말 놀라웠다. “왜 교회만 오면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면서 “나는 이젠 아무 걱정 없어. 이젠 아픈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했다. 정말 놀라운 고백이었다.
어머니의 암 치료, 간병, 외롭고 힘들었던 지난 모든 일을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와 함께하셨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내 인생의 주인 되신 예수님을 붙들고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해 나갈 것이다. 예수님은 나의 주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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