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친구를 따라 처음 간 교회는 참 좋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내가 다니는 교회를 이단이라고 했고,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께 흠씬 맞았다. 평소 다정했던 아버지는 내가 예수귀신에 들렸으니 강물에 던지겠다며 큰 쌀자루에 넣어 차 트렁크에 실었다.
아버지의 고함소리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자루 속에서 겨우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땀과 눈물이 범벅이 돼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새 울며 기도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하나님께 가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은 왜 나를 도와주지 않았는지, 무서워서 죽을 것 같은 나를 두고 하나님은 어디 계셨는지 알 수 없는 분노가 내 속에서 올라왔다.
하나님을 배신한 나는 무서운 지옥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실까?’ 끊임없이 던져지는 물음표 앞에 무너진 마음을 채울 길이 없었다.
대학 졸업 후 범죄자들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다. 어려운 환경의 비행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선도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의 신념과 가치관을 통째로 흔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연락이 두절된 한 아이 집에 찾아갔다가 밭 귀퉁이에 박스와 폐타이어를 쌓은 비닐하우스에서 이불도 없이 자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일찍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는 가출했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빵과 음료를 훔치다 절도죄로 형을 받은 아이였다. 가지고 있던 돈을 다 털어주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상황 앞에서 한없는 무력감과 자괴감이 밀려왔다. 그때 갑자기 그동안 찾지 않았던 하나님 생각이 났다.
‘하나님이 진짜 살아 계시다면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할 수 있는 걸까.’ 그 아이는 절도죄로 다시 구속돼 더 이상 만날 수 없었다. 첫발을 디딘 사회에 대한 회의와 하나님에 대한 원망에 나는 입사 후 3년 만에 그만뒀다. 출산을 하고 우울감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다 내게 4년간 복음을 전했던 언니를 따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춘천한마음교회에 갔다.
첫 예배시간에 요한복음 8장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한다’는 말씀에 귀가 번쩍 뜨였다. 이어진 ‘예수님이 진리이며 예수님이 아니면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는 요한복음 14장의 말씀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밤새 요한복음을 읽는데 예수님의 은혜가 너무 커서 눈물이 계속 쏟아졌다.
얼마 후 예배시간이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을 진짜 믿습니까. 부활하셔서 우리의 주인이 되어주신 것을 믿습니까. 부활하셨으면 이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은 부활을 아는 겁니까, 믿는 겁니까.” 목사님 말씀이 하나님 음성으로 내 마음을 울렸다. 성경대로 오셔서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이 바로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전능자 하나님이셨다. 순간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모든 고민들이 풀어졌다.
이단에 빠질 뻔 했던 나를 보며 아파하셨을 하나님, 돌아올 탕자를 기다리듯 나를 위해 참고 또 참으셨을 하나님, 그분의 사랑 앞에 통곡이 나왔다. 내 마음대로 살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셔들었다.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했다. 날마다 눈물로 기도해 남편과 두 아이들까지 모두 주님의 자녀가 됐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지금 내 안에 살아 계시기 때문에 비록 금과 은은 없지만 복음을 들고 기쁘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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