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녹내장으로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왼쪽 눈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른쪽 눈만 겨우 보이는 상태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임신했을 때 떠돌이 약장수에게 약을 사 드셔서 그렇다며 평생을 죄인의 마음으로 사셨다. 나는 부모님도, 하나님도 원망할 수 없는 이 현실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다.
잘 하는 것도 잘 할 수도 없었지만 중학교 때 노래를 잘 한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교회에서 찬양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기를 쓰고 기타를 배웠고 찬양의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그 후 성악을 공부해 신학교 종교음악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그때가 신앙의 가장 큰 위기였다. 내 자신이 너무 싫어 친구들을 따라 술을 마시며 마음대로 살았다.
대학교 4학년 때 눈이 극도로 악화됐다. 전철역에서 발을 헛디뎌 선로로 떨어진 적도 있고 3분이면 가는 길을 한 시간이나 헤매기도 했다. 결국 수술을 받고 병실에서 어느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 그 목사님은 내게 세계적인 작곡가가 될 거라고 하셨다.
그 후 재수술을 받았는데 그래도 빛과 형체를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해 기타를 잡고 찬양을 했다. 한참을 찬양하다보니 나는 어느새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던 중 부모님의 권유로 춘천한마음교회에서 찬양인도를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나를 주님처럼 섬기고 싶다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도 했다.
모태신앙으로 신학교에서 종교음악을 전공했고 선교단체 간사였지만 내 신앙은 상황에 따라 늘 흔들렸다. 그러던 어느 날 물로 포도주를 만들고 죽은 나사로를 살리고 수많은 병자들을 고쳐주는 기적을 직접 보고도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드디어 믿게 된 것을 알게 됐다.
부활을 통해 십자가를 보니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는 성자 하나님의 피였다. 전능자께서 나를 위해 피 흘려 죽으시며 그 큰 사랑을 보여주셨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증거를 보여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너무나 무서운 죄임을 알게 됐다. 예수님을 입으로만 믿는다고 한 너무나 악랄한 마음의 중심이 보였다. 정말로 지옥에 떨어져도 마땅한 죄인이었다.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장애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늘 같은 자리에서 동일한 일상만을 반복하던 내게 하나님께서는 가슴을 넓혀 세상을 품을 수 있게 해 주셨다. 내가 있는 공간은 한계가 있지만 내 마음속에 계신 주님은 한계가 없는 분이시다. 진정한 장애의 극복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경쟁해 이기거나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정확히 만나 예수님을 마음에 주로 모시고 그분이 주신 사명을 가지고 충성된 삶을 사는 것이다.
나는 지금 장애인으로서가 아니라 하늘의 사명자로서 찬양인도자와 작곡가로 기쁘게 살아가고 있다. 예수님을 정확히 만난 후에는 복음의 메시지를 담아 찬양을 만들고 있다. 부활의 감격과 십자가의 사랑, 주 되심, 그리고 우리의 신분과 교회와 사명 등 교회에서 선포되는 말씀과 지체들의 간증이 뜨겁게 다가와 하나 될 때 그것이 찬양으로 흘러나온다.
나 혼자의 작품이 아니라 온 교회가 함께 만들어가고 한마음 한뜻으로 주님께 드리는 찬양이기에 매일 찬양으로 많은 은혜를 받고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고 있다. 나는 오늘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기쁘게 찬양을 만들고 부른다. 오직 예수님만이 찬양과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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