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31930_23110923787309_1.jpg

정해진 시간 내에 완벽한 상태를 목표로 삼는 사람을 완벽주의자라고 하는데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샤프연필에 샤프심을 가득 채워 놓아야만 했고, 공책에 필기할 때는 한 페이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글씨체와 글씨 크기, 색깔이 완전히 똑같아야만 했다. 언젠가 뉴욕 여행을 계획했을 때, 모든 일정을 분 단위로 짜기도 했다. 
 
100이라는 나만의 기준이 채워지지 않으면 모든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0이든 99든 100이 아니면 내게는 모두 0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일을 하다가 내가 세운 기준에 충족이 안 되면 그 일 자체에 의미를 잃고 자책하고 우울감에 빠졌다.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교회에 처음 가 보았고 고2가 돼 또 처음으로 ‘사경회’라는 곳에 갔다. 사경회가 끝나고 나서 내 머릿속에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죄를 아예 짓지 않는 것’, ‘믿음은 죄에 대한 완벽히 승리’라는 기준의 공식이 정립됐다. 모든 것이 완벽해야만 하는 나에게 이 기준은 곧 구원의 기준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항상 내 믿음은 제자리였다. 


심각한 고민이 시작됐다. 아니, 고민보다는 넋두리와 원망의 마음이었다. ‘하나님! 도대체 언제 죄를 이길 수 있게 해주실 거죠. 저 구원받으려면 아직도 멀었나요? 당신 정말 살아계신 건 맞나요.’ 마음에서는 이런 불평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  

군에서 제대하고 토론토로 어학연수를 갔다. 어느 날 여럿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신앙으로 넘어갔는데 누나가 내게 질문을 했다. “치현아, 너는 예수님을 어떻게 하나님으로 믿니.” 나는 아무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예수님이 내 죄를 위해 죽어주셨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 봤지만, 정작 나를 위해 죽었다는 이분 자체가 하나님인지 아닌지는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죽은 위대한 사람, 그것이 예수님에 대한 내 신앙의 전부였다. 

누나는 어리둥절해 하는 나에게 증거를 말해주었다. 십자가에서 죽었던 인간 예수가 바로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모든 사람이 믿을만한 유일한 증거는 성경대로 죽고 성경대로 다시 살아나신 것, 즉 ‘요나의 표적’밖에 없다고 했다. 그때 ‘내가 여태껏 부활하셔서 지금 살아계신 이분을 무슨 취급하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부활이 실제가 됐다. 성령의 역사였다.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신 말씀이 내 마음에 그대로 임했다.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지 않고 믿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였다. ‘내가 주인이 돼서 내 멋대로 구원의 기준을 세우고, 내 방식대로 믿으려고 했으니까 하나님이 나를 도와줄 수 없었겠구나!’ 

그랬다. 하나님의 마음은 내 생각과 전혀 달랐다. 또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해 놓지 않았는데 나는 내 기준대로 하나님 행세를 하며 살았던 것이다. 이 악한 중심이 하나님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그 때 알게 되었다. “하나님! 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나는 중심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그 후 나는 더 이상 완벽해질 필요가 없어졌다. 샤프연필에 샤프심이 하나 남아도, 어떤 공책에 무엇으로 써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냥 내 안에 예수님이 사시니까 그것으로 충분했다. 

구원은 내 힘으로 율법을 완벽하게 이루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동행하며 매일 매일이 자유롭고 기쁘게 살고 있다. 예수님은 나의 주인이시다.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tCWmnA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 어머니 치마폭에 싸여 분노·원망으로 구겨진 인생 주님이 행복의 문 열어주셔 - 이준희 file 강태림 2016.09.29 547
131 ‘놀기’에 빠졌던 30년… 교회 출석 ‘눈도장’ 찍다가 부활 예수님 만나 - 고병욱 file 강태림 2016.09.29 599
130 타종교 신도회장 지내다 가족들 기독교로 ‘종교 통일’ 평강과 기쁨의 삶으로 - 최희자 file 강태림 2016.09.29 490
129 아들 뇌사로 30년간 잘못된 믿음 회개… 부활의 주 전하는 사명자 돼 - 김국현 file 강태림 2016.09.19 807
128 악성림프종 4기 투병 중 ‘함께 하신다’고 응답… 제2 인생 부활의 증인으로 - 이은주 file 강태림 2016.09.19 758
127 자살 생각하던 PC방 사장, 게임에 빠진 아이들 복음으로 구하다 - 최기연 file 강태림 2016.09.06 655
126 부활 확증하니 심신 가뿐 “선생님 만나면 행복” 힘든 제자들이 만남 요청 - 김혜선 file 강태림 2016.09.06 529
125 레위기 4장 말씀을 통해 하나님 마음 알고 전도왕 돼 - 정현동 file 강태림 2016.08.31 731
124 돈 없는 게 죄가 아니라 예수님 믿지 않는 게 죄! 복음으로 다 가진자의 삶 - 윤미혜 file 강태림 2016.08.31 715
123 거짓말 일삼던 ‘입’이 예수 부활 전하는 ‘입’으로 최고의 삶을 살다 - 박은지 file 강태림 2016.08.31 600
122 예수를 전혀 믿지 않고 방황하던 목회자 아들 부활의 증인으로 거듭 나 - 김종화 file 강태림 2016.08.22 685
121 12살부터 간질병 고통… 복음이란 치료약으로 참 자유의 삶을 얻다 - 전은혜 file 강태림 2016.08.22 720
120 짜증내고 소리치다가 아이의 주인 노릇 멈추고 하나님 귀한 자녀로 품다 - 박태양 file 강태림 2016.08.19 596
119 ‘미꾸라지 인생’ 믿음의 공동체 녹아든 ‘주님의 추어탕’ 되다 - 김세영 file 강태림 2016.08.19 491
118 ‘착한 딸’ 압박감에 가족 위해 돈 쓰다 빚더미 복음으로 절망서 벗어나 - 엄은경 file 강태림 2016.08.19 511
117 폐쇄공포증·공황장애, 믿음으로 비로소 자유를 얻다 - 이용남 file 강태림 2016.08.09 647
116 고집불통 ‘불독’ 부활의 주 만난 후 ‘미소천사’ 거듭나 - 강명희 file 강태림 2016.08.09 542
115 자살한 회사 언니에게 복음 못 전한것 후회… 기숙사에 ‘작은교회’ 세워 - 김은정 file 강태림 2016.08.03 743
114 툭하면 교회 옮기다가 진정한 공동체에 눈뜨고 영원한 하늘가족 만나다 - 최지영 file 강태림 2016.08.03 657
113 수능 전국 1등 꿈꿨지만 좌절 끝에 회개하고 하나님에 대한 꿈을 품다 - 조영현 file 강태림 2016.08.03 654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