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나는 가족의 사랑과 주위의 부러움 속에 자랐다. 그러다 아버지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맞아 100억 가까운 돈을 받지 못해 가세가 기울어졌다. 온 집안에 압류딱지가 붙었다. 이 일로 알코올 중독자가 된 어머니는 신장을 이식받지 않으면 평생 투석을 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친척과 주위 사람들도 하나 둘 등을 돌렸다. 친구들도 나를 얕보기 시작해 왕따를 시키고 집단폭행도 가했다.
어느 날, 집에 쌀이 떨어진 것을 알고 몸이 아픈 부모님과 어린 두 동생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돈만이 이 모든 상황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고등학생 때 인터넷을 통해 게임CD 장사를 했다. 의외로 물건이 잘 팔렸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발품을 팔았고 통장에 찍히는 돈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이렇게 나는 어린 나이에 돈의 노예가 돼 있었다.
아버지의 만류로 취업 계획을 포기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에 등록했다. 근로장학생 신청을 해 쉬는 시간엔 틈틈이 일을 했고, 수업이 끝나면 곧장 통닭집으로 달려가 치킨배달을 했다. 치킨배달을 마치고는 깊은 밤까지 대리운전 일을 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마지막 일자리인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차로 달려갔다. 숨 쉴 틈 없는 일과는 사람의 삶이 아니었다.
어느 날, 쓰레기 수거차를 타고 망상해수욕장을 지나는데 승용차를 렌트해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는 친구를 봤다. 그 순간 간절하게 “하나님 아버지! 저 친구와 마주치지 않게 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음식물 쓰레기차에 매달려 있는 나를 보고 차를 몰고 쫓아오는 것이 아닌가. “자기야, 내 친구 홍기야.” 그 친구는 여자친구에게 나를 소개하며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친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자부하던 나는 그날 완전히 무너졌다. ‘직업에 귀천이 없긴 뭐가 없어. 지금 나는 초죽음 상태인데.’
나도 대학생인데 저 녀석보다 못난 것이 뭐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랑스러우면 너도 한번 매달려 볼래.” 친구는 도망치듯 사라졌다. 하루 3시간 자고 새벽까지 피땀 흘려 번 돈은 12만4500원이었다. 갑자기 ‘내가 이거 벌려고 이 고생을 했나’ 하는 허무감이 몰려왔다. 오직 돈이 삶의 목적이었지만 특별히 배운 것도, 돈도, 자격증도 없다는 절망감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때 교회에 오라는 여동생의 전화를 받고 한마음교회에 갔다. 17년이나 교회를 다녔지만 부활의 말씀은 너무 생소했다. ‘나도 부활을 아는데 대체 부활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지.’ 지칠 대로 지친 나는 가르쳐 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러던 중,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도망쳤던 겁쟁이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뒤 목숨을 걸고 복음을 증거 하는 것을 보게 됐다.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고 그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이 정확히 비쳐졌다. 내가 주인 되어 내 마음대로 살아온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새벽이 올 때까지 일을 해도 삶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가정도 놀랍게 회복됐다. 나의 변화를 보고 자살하려던 아버지가 예수님을 만났다. 어머니와 막내 여동생까지 데리고 와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다. 지금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밖에서는 기쁘게 복음을 증거하고 교회에서는 대형버스를 운전하며 섬기고 있다. 돈에서 주님께로 시선을 바꾸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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