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치관 혼란의 시대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은 온 인류가 보편타당하다고 여겼던 절대적인 가치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참으로 어둠의 시대인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믿음이 경종이 된다. 그들의 믿음은 심오한 깨달음이 아니라 ‘사실’로부터 출발했다. 4복음서의 저자들이 가장 기록하고 싶었던 것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예수께서 살아나셨고, 그를 만났다는 ‘사실’이었다.(눅 24:36∼48, 요 20:30,31)
기독교는 검증 가능한 ‘믿음의 근거’를 갖고 있다. 우리 믿음의 대상인 예수 그리스도는 막연한 존재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 속에 실존했다.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이루신 사역을 통해 그분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고 믿을 수 있도록 확실한 증거를 주셨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일어난 사실(fact)만은 변하지 않는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시대적 상황에 휩쓸리지 않는 단단한 믿음의 초석을 갖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반가운 영화가 상영됐다. 예수의 부활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다 기독교인이 된 리 스트로벨의 실화를 담은 영화 ‘예수는 역사다(The Case for Christ)’라는 영화다. 철저하게 보이는 것만 믿는 무신론자이자 신문기자인 리 스트로벨은 기독교인인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예수의 부활이 거짓이라는 걸 입증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기독교 주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고고학자, 의사, 기독교 변증가, 심리학자까지.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넘쳐나는 자료에 의하면 예수는 실존했을 뿐만 아니라 고난과 죽음, 부활까지 모두 사실이었다. 예수의 생애는 보이는 것만 믿고 살아온 그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결국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 무릎을 꿇게 된다.
철저한 무신론자도 거부할 수 없는 사실, 2000년 전 이 땅을 거닐었던 청년 예수가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성자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은 초대교회 제자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놨다. 또 그들을 만난 이들조차도 예수 그리스도께 굴복하게 했다.(행 2:32, 36∼38, 41, 고전 15:1∼11) 확실한 사실을 통해 성령께서 역사하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대 신학의 동향은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쪽으로 점점 흐르고 있다. 부활의 역사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오히려 ‘비(非)지성적’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만 한다. 부활이 실제로 역사 안에서 일어났느냐 일어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만이 중요할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역사성’을 상실한 ‘의미’는 결국 ‘무의미’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특히 부활의 의미가 우리에게 실제가 되고 강력한 충격이 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이성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부활이 실제 ‘역사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의 부활이 실제이기 때문에 그 의미 또한 모두 실제다.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이 실제이며 성경 말씀이 실제다. 그리고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이 실제인 것이다. 예수는 역사다. 이 단순 명쾌한 사실이 어둠의 시대를 사는 한국교회 모든 성도에게 믿음과 소망의 닻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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