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부터 제과점, 슈퍼마켓, 책 대여점, 우유 대리점, 2번째 제과점, 식품제조업, 베이커리 카페까지 연속으로 7번 사업을 실패하다 보니, 돈 문제만 깔끔하게 해결된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다.
2014년 3월, 마지막 사업이 무너지던 때 군 생활 8개월째 되던 아들은 흉선암을 선고받고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가정도 해체됐고 나와 아들은 오갈 곳이 없어 한마음교회로 갔다. 목사님은 따뜻하게 받아주셨고 교회에 들어간 이후로 한 달 반가량을 매일 점심과 저녁을 사 주시면서 힘내라고, 내가 너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3개월쯤 지났을 때 춘천교대 안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던 교인이 1.2m짜리 테이블 냉장고를 내어줄 테니 빵을 만들어서 팔아 보라고 제안했다. 그때 방사선치료 중인 아들은 뭘 먹어도 간지러워했고, 나는 그런 아들이 먹어도 되는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낸 치아바타 빵은 환자나 몸이 약한 사람이 먹어도 몸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점점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공중파 방송에 나가게 되면서 전국에서 6개월 치의 주문이 들어왔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이었다.
그때 교회 부목사님과 청년들이 달라붙어 열흘 만에 춘천 외각 산 밑에 작고 아담한 59㎡(18평)짜리 공장을 만들었다. 그 외딴곳까지 전국에서 정말 많은 분이 찾아오셨다.
11개월 만에 시내에 있는 신축건물 1층과 2층을 얻어 확장 이전하면서 17명의 직원이 새로 입사하였는데, 얼마 안 가 갈등의 조짐이 감지됐다.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기존에 있는 직원들 중에 한마음교회 다니는 사람도 있고 다니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빵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모두가 하나입니다. 나의 정신과 기술 모두 여러분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또 다른 나입니다. 나는 여러분을 100% 신뢰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기독교 회사이고 하나님의 은혜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나는 새로 오신 여러분을 섬기고 여러분에게 굴복하는 자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기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그 글을 읽는 중에 나는 벅차오르는 감격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작업의 효율성을 위한 속임수가 아니라 나의 진심이었기 때문이었다. “여러분을 기쁘게 해주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평정되었다. 딴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진심으로 직원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2016년 방송 출연 이후 나는 마치 ‘유동부’라는 제3의 인물을 보고 사는 것 같았다. 갈라디아서 말씀처럼 내 안에 더 이상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나의 사랑하는 예수님만이 사신 것이라는 말씀 그대로다. 부활의 증인들이 모여서 서로 사랑하고 믿고 격려하면서 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것뿐인데 하나님께서는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유동부치아바타’를 알려지게 하셨다.
꿈만 같은 하루하루가 벌써 2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전국으로 매일 180건 정도의 빵을 보낼 때 빠짐없이 전도지를 동봉한다. 유동부치아바타 모든 가족은 초대교회 성도들과 같은 부활의 증인이다. 생명도 물질도 모두 주님의 주권에 속해 있음이 너무나 확실하기 때문이다.
원문기사링크 https://bit.ly/2MqN5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