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경험 삼아 공무원 시험을 봤는데 합격했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지금의 아내와 사귀게 되었는데, 장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점쟁이가 우리가 결혼하면 아내가 일찍 죽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결혼할 수 있었지만, 아이를 낳았는데도 장모님은 나의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아내와 헤어지라고 하셨다.
둘째 아이는 태어나서부터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심하게 울었다. 아내는 아이가 우는 것이 신 내림을 받은 장모님 때문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했다.
춘천으로 이사하면서 아내는 작은아이와 함께 한마음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태어나서부터 6년 동안 그렇게 밤마다 안 자고 울던 아이가 교회를 가더니 하루아침에 울음을 딱 그쳤다. 새벽까지 온 집 안을 돌아다니며 밤을 꼬박 새우는 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정말 두렵기까지 했다. 그랬던 딸이 하루아침에 울음을 그치고, 밤에 잠을 자는 평범한 아이로 돌아온 것을 보고 “하나님이 진짜로 계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섯 살이었던 작은아이는 교회에 다니지 않던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어린이집에 갔다 와서 해가 질 때까지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예수님 믿고 천국 가세요, 안 믿으면 지옥 갑니다”라고 쓴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했다. 혹시 아빠가 퇴근하고 오는 길에 자기가 날린 종이비행기를 보고 예수님을 믿게 되지 않을까 해서 그랬단다. 부모에게 어리광이나 부리고 떼나 쓸 어린애가 무슨 마음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렸을까 싶었다.
빨리 믿어야겠다는 생각에 하나님이 존재하시는지, 계시다면 지금 나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나 저널리스트들이 쓴 여러 책을 읽고,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모두 이해하려 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막막했다. 그러던 중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예수님의 부활을 말씀하시면서 성경 전체를 한 번에 믿을 수 있다고 하셨다. “예수님의 부활로, 성경의 모든 말씀을 그것도 단번에 믿을 수 있다고?” 귀가 번쩍 뜨였다. 그동안 나는 예수님을 믿기 위해 학문적 근거와 논리를 찾고 증거도 찾아봤는데 하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을 다시 살리심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우리에게, 또한 나에게도 이미 주셨다는 것이다. 어떤 지식도 이론도 아닌 그냥 사실이기에, 예수님의 부활로 성경의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다는 말씀은 나에겐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할 말씀이었다. 믿기지 않았던 것이 믿어지니까 세상이 달리 보였다. 나의 가장 근원적인 죄는 예수를 믿지 않는 것이라는 말씀에 정말 놀랐다. 나는 진심으로 하나님께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학력과 능력, 자질을 갖춘 훌륭한 분들이다.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지만, 나는 그분들이 부럽지 않다. 말씀에 감격하고, 말씀에 생명을 걸고, 복음을 가지고 거침없이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우리 교회 지체들이 부러울 뿐이다.
나의 주인이 당신의 생명과 바꾸어 나에게 복음을 주셨다. 그래서 나도 주님의 핏값으로 세우신 교회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내 한 목숨 주님께 내어 드린다. 복음으로 단번에 주님께 생명을 드리는 자로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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