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예배를 드린 후에 성도들이 간증문을 기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었다. 체육 교사였던 목사님께서는 말씀을 전한 후 우리가 말씀을 잘 받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삶에서 적용하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셨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말씀을 듣고 어떤 은혜를 받았는지,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 그리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와 기도제목까지도 기록하여 공동체와 나누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간증을 기록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은 2003년도 쯤이다. 그 전까지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좋으면 간증을 기록하고 이건 별로라고 생각하면 기록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그해 겨울 수련회에서 교회 공동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자기 중심적이었던 나는 유기적인 교회 공동체에 대한 말씀을 들어도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런데 예수님이 머리이시고 내가 예수님의 몸의 일부이며 나의 존재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교회를 위해 살도록 만들어졌다는 말씀이 믿음으로 화합되면서 신앙의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 몸의 어떤 지체도 자기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는 지체는 없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손은 손을 위하지 않고, 발은 발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지체가 다른 지체를 위해 사는데, 결국은 온 몸을 통해 공급을 받을 수 있는 유기적인 생명체가 교회 공동체였다.
그전까지 말씀을 통해 은혜 받은 것을 내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은혜 받은 말씀을 간증으로 기록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했었다. 그런데 내가 은혜 받은 말씀은 원래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지체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었다. 나는 단지 말씀의 통로일 뿐이다. 내가 목사님의 말씀과 다른 지체들의 간증을 통해 영적인 공급을 받듯이 나에게 주신 말씀 역시 다른 지체들을 공급할 수 있는 말씀인데, 내가 임의로 멈춰버리면 그것이 교회를 병들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성령께서 역사해 주신 말씀이라면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말씀이든, 그저 그런 말씀이든 무조건 기록해서 교회에 제출을 했다.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나는 모르지만 이 말씀들을 통해 영적인 공급을 받을 다른 지체들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증의 유익은 놀라웠다. 샘물을 푸면 풀수록 더 나오는 것처럼, 간증을 나누면 나눌수록 새로운 말씀들이 은혜로 다가오게 되었고, 그 말씀들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말씀의 통로가 되는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
말씀의 통로가 되면서 나는 말씀을 붙잡게 되었고 말씀이 마음에 있다 보니 나를 바라보는 것에 익숙했던 습관이 떠나갔다. 기복이 심했던 신앙 생활이 안정이 되고 보이는 환경과 문제들에 흔들렸던 내가 어느 시점부터는 말씀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성령님께 둔감했던 내가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고 생각나게 해 주시는 말씀에 예민하게 되었고 삶의 문제들을 의뢰할 때 성령께서 말씀을 통해 주시는 답을 금방 알아듣게 되었다. 글을 반복적으로 쓰다 보니 글 쓰는 능력이 향상되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된 것은 덤으로 얻게 된 축복이다.
나 밖에 모르던 나를 공동체에 눈을 뜨게 해 주셔서 공동체를 위한 간증 기록을 통해 주와 교회를 위해 사는 자가 되게 해 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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