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까지 큰아이는 친구들과 놀다가도 학원에 가야된다고 하면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엄마의 말과 시간표대로 착실히 움직여주는 모범적인 아이였다. 그런데 그렇게 착하고 순종적이었던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무슨 말만 하면 싸울 듯 대들었고,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아이 친구가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했다. 우리 아이가 친구들에게 이상한 문자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회 언니께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학교로 뛰어갔다. 학교에 도착해 보니 아이는 다행히 아무 일 없이 보건실에 누워 있었다. 심한 오한으로 덜덜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이러다가 정말 우리 아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눈물만 나왔다.
그렇게 큰 싸움을 넘기며 점점 힘들어 지쳐가던 중이었다. 그때 우리 교회 중고등부 수련회가 열렸다. 큰아이도 보내게 되었다. 큰아이는 짜증을 팍팍 냈다. 하지만 내 성화에 못이겨 그래도 수련회에는 참석했다. 그랬던 애가 다음날 흥분해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그동안 내가 친구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고 사소한 일에도 우울해져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잖아. 그런데 그런 생각을 했던 이유는 내 마음에 내가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어. 예수님이 주인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라는 게 바로 이런 거였어!” 어떻게 하루 만에 아이가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건지, 복음으로 사람이 변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 아이가 180도 변하니 나도 신이 나서 교회 홈피에 올라온 수련회 말씀을 집중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내 마음 중심을 찌르셨다.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했지만 여전히 내 것이라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그때 보였다.
“하나님. 아이가 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이 말대로 내 안에 내가 가득해서 내 뜻대로 아이를 움직이려 했습니다. 하나님을 마음에서 내어 버리고 내가 주인 되어 내 마음 내 뜻대로 살았던 자가 바로 저였습니다. 지금까지 아이가 저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제가 주인 되어 살았기에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이와 내가 부활의 주 앞에 굴복되니 3년 7개월의 긴 싸움에 종지부가 찍어졌다. 이제 더 이상 아이와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싸움을 주인께 넘겨드리는 새로운 싸움이 시작 되었다. 분노 조절이 되지 않고 모든 일에 화가 났던 아이가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마음에 주인이라는 것이 실제가 되고, 엄마도 그 말씀에 동일하게 굴복이 되니 아이는 참고 인내하는 마음이 생겼고 나는 기다리고 견뎌주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세상에선 사춘기라는 시기가 당연히 오는 것처럼 인식 시키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그래서 이 세상이 어둠인 것과 온 세상이 악한 자 안에 처한 것임을 알지 못하면 악한 자와의 싸움이 아닌 아이와 싸우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답을 찾았다. 복음이면 다 된다는 것을 아이를 통해 알게 되었기에 이제는 자녀양육 뿐만 아니라 내 모든 삶의 문제를 주인께 맡길 수 있게 되었다. 복음으로 우리 가정을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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