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부모님의 불화로 늘 우울하고 살 의욕도 없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죽을 것, 젊을 때 죽자는 생각에 스물일곱에 죽자고 딱 정해놓고, 계획을 차근차근 세웠다. 자신이 구역질난다는 글을 쓴 철학자, 자신의 귀를 자르고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 미쳐서 끝도 없이 빙빙 도는 모습 등의 글이 너무 공감이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도 작가의 철학책을 읽었다. 구름 위로 올라가 석가모니도 보고, 예수도 보았다는 그는 모든 것은 하나의 깨달음으로 다 통한다며 죽은 후에는 아무 것도 없으며 이런 초월의 경지인 ‘무(無)’의 세계가 참 진리라고 했다. 나는 완전히 빠져들었고 마치 투명 인간처럼 마음이 붕 뜨는 체험을 했다. ‘나는 부모가 죽는 걸 직접 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을 수 있겠어!’ 이렇게 초월한 마음 상태, 곧 ‘무념무상, 무아지경, 자아도취’ 상황이 된 것이다. 나는 도를 깨닫고 신을 만났다고 확신했다. 그때 나의 멘토였던 친구가 “너의 깨달음, 딱 3개월이야. 그 후는 끝도 없이 추락해 이 세상의 무엇도 너를 일으켜줄 수 없어.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봐.” 했다. 얼마 후 아는 언니가 ‘확실한 곳’이 있다고 해서 함께 한마음교회에 갔다.
교회에서 만난 어느 선생님이 내 얘기를 다 듣고 난 뒤 마태복음 12장 43절 이하 말씀을 읽어주었다. 더러운 귀신이 사람을 제 집이라며 들락날락거린다는 내용이었다. “여기 나와 있지? 마음이 비어있고, 청소까지 싹 되어 있으니까 얼마나 깨끗하고 좋아? 그런데 악한 귀신을 더 데리고 오고, 나중엔 완전히 망가지는 거야!” 나는 성경에 그런 내용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소리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요한복음 1장 18절을 읽어주셨다. “자매가 하나님을 만났다고 하는데,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지!” 그러면서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라며 부활로 오직 예수님만이 진리임이 증명된다고 했다.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예수님이 살아 계시는구나!’ 너무 놀라 펑펑 울었다. ‘내가 잡았던 것이 다 가짜였구나! 그래서 유명한 철학자들이 비참하게 자살로 끝났구나! 천국과 지옥이 실제구나.’ 부활로 수많은 의문들이 다 풀어졌다. 내가 빠졌던 ‘명상’은 관념이지만 예수님의 부활은 AD와 BC를 가르는 역사이고 실체였다.
“내가 그동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네가 신이야!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어! 너를 비우라고!’ 하면서 인간의 마음을 고단수로 속이는 것이 바로 명상이었다. 성령께서 내가 한 모든 것이 내가 주인 되어 한 것임을 알려주셨다. 죄의 본질을 알게 되니 통회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께 아무 유익도 가치도 없는 나같은 인간을 얻으시려고 예수님이 하늘 영광 다 버리고 사람이 되셨다. 모든 멸시, 천대, 고난을 다 받으셨다. 주님의 이 마음 앞에서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저기요, 도를 아시나요?” 하며 말을 걸어왔다. “예, 저 도(道) 완전 알아요! 근데 그거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에 다 가짜예요. 부활하신 예수님을 꼭 믿으셔야 해요!” 했더니 도망을 갔다.
인생이 허무하고 아무 의미 없다던 내게 하나님께서 믿음의 남편을 주시고 아이도 주셨다. 가족들도 복음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 나의 존재를 비우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주님과 동행하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
나는 지금 요양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인생이 허무하다며 죽는 게 소원이었던 내가, 예수님이 아니었으면 명상의 도에 빠져 지옥에 떨어졌을 내가 어르신들께 부활의 산 소망과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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