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주먹 잘쓰던 학생, 교육장까지 올라 부적응 학생들 구원
김경로 장로
6·25때 월남하신 부모님은 일가친척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강해야 한다며 5형제 모두에게 운동을 시키셨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씨름과 복싱을 배웠고 중학생이 되자 유도를 시작했다.
중학교 2∼3학년 때는 시내 중학교 ‘짱’들을 모두 주먹으로 눌렀다. 그래도 부모님을 남달리 섬겼고, 훌륭한 체육인이 되겠다고 꿈꾸며 공부도 열심히 해 지역 최고 명문 고등학교에 합격했다.
동네 또래 중에서 ‘주먹왕’으로 계속 지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는 싸움에서 상대를 일격에 쓰러뜨리기 위해 매일 밤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님 밑에서 일하던 형이 술김에 특수기관 직원 두 명을 폭행했다. 트럭을 타고 달려온 그들 일행은 우리 가게를 마구 부수었다. 우리 삼형제는 잠시 기다렸다가 불과 몇 분 만에 그들을 모두 때려눕혔다. 그때 형과 나는 대학생이었고, 동생은 고등학생이었다.
고1 때 유도로 전국체전 4강에 올라 대학진학 자격을 얻어 국립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교사가 된 후에도 나의 승부사 기질은 선수 지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내게 지도받은 학생들이 전국단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복싱 담당교사 시절에는 5년 동안 전국대회를 석권하며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만 8개를 획득, 화제가 됐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도 그중 하나다.
그 무렵, 형님의 강력한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말씀 한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마귀가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어 결국 예수를 팔았다는 것이다. 우울증, 자살, 폭력, 게임중독 등 요즘 학생들의 실상이 떠오르며 ‘이놈들이 있는 한 제정신으로 살아갈 사람이 하나도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예수님을 꼭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온힘을 다해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핍박하던 사울의 변화와 배신했던 제자들의 삶을 보여 주셨다. 사울은 물론, 십자가에서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난 후 인생 전체를 드려 부활을 전하다가 결국 순교했음을 정확히 보게 되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고 나의 주인인 것이 너무나 확실해졌다. 나는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영접하였다.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주님께서 맡기신 아이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학기 초 성경연구반을 만들어 부적응 학생 80여명을 모아 지도교사를 배치해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해마다 많은 학생이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는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다. 정말 교육자로서 참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교육장 재직 시절에도 학교장·선생님들의 협조와 동의를 얻어 각 학교의 부적응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문제 학생들이 살아나는 놀라운 역사를 경험했다.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부활의 증인으로서 바울과 같이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 내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달려가리라 다짐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1P1sG7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