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그룹에 입사한 나는 언제나 회사 일이 최우선이었다. 그 결과 회사 창립 이래 최연소 부장이 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고 회사 배려로 2년간 유학도 다녀왔다.
그런데 어느 날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졌다. ‘회사에서 잘 나가도 결국은 봉급쟁이가 아닌가?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가?’ 결국 나는 회사의 끈질긴 만류를 뿌리치고 사표를 낸 뒤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는 힘들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점차 사정은 좋아졌고, 결국 회사는 인수합병을 통해 업계에서 자산이 1000억원 가까운 메이저급 회사로 성장했다. 나는 1대 주주 CEO로 많은 돈과 명예를 얻었다. 회사는 번창하고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만큼 성공을 했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이 세상의 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나는 소금물과 같다고 한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였다.
이 무렵 회사의 격무에 건강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정신도 지쳐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돈도 명예도 싫었고 더 이상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유학 가는 아들과 함께 미국에 갔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토록 정신없이 살았나?’ ‘지금까지 나의 인생은 그만한 가치와 보람이 있었는가?’는 물음 앞에 스스로 섰다. 결국 보람도, 가치도, 인생을 걸 만한 것도 없는 헛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앙심이 남달랐던 아내는 미국에서 갈급한 영혼을 많이 만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렸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감격과 눈물로 드리는 예배와 나눔을 보며 큰 충격과 함께 자괴감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저들은 매일매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나는 썩어질 것을 쫓아 인생을 다 허비하고 있지 않은가?”
예배 내내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그들의 모습과 세상 앞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하나님께서는 정확히 보게 하셨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세상과 간음하고 마귀의 종노릇하며 살아온 것을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솔로몬이 쓴 전도서 1장 말씀이 그대로 비쳐졌다. 이 세상에서 온갖 부귀와 영광을 누려본 이스라엘 왕이 이 세상 것이 다 헛되다고 한 유언 같은 고백에 아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랬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삶은 모든 것을 다 가져도 결국 헛된 인생이었다. 그때부터 이 세상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선명해졌다.
나는 요즘 광고계를 떠나 중견그룹 CEO로 일하고 있다. 과거처럼 내 욕심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나의 주인 되신 예수님께서 주신 사명을 위해 살고 있다. 회사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지이기에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사람이다. 오직 예수님 때문에 행복하고 예수 안에서 모든 것을 다 누리는 삶을 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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