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소유의 배가 폭풍으로 뒤집혀 선원 한 사람이 죽었다. 유족들은 굿을 해 달라고 했고, 무당이 죽은 사람 목소리로 아버지께 “니가 나를 죽였다”고 하자 아버지는 살려 달라고 무당에게 매달리는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했다. 내 나이 열 살 때였다. 어렸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고 귀신이 사람의 몸에 들어온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는 이후 모든 것을 무당과 굿으로 해결했다. 시퍼런 작두에도 올라가고 무당처럼 대나무 가지를 잡고 흔드는 등 무속에 심취하셨다. 내가 결혼할 때도 무당이 남편과 결혼하면 죽는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나는 도망치듯 집을 나와 남편과 결혼했다. 그런데 시댁도 애가 아프니 시어머니가 무당을 불러 굿을 했다. 나는 양가의 무속적인 환경에 너무나 두렵고 암흑같은 나날을 보냈다.
둘째를 낳자 더 큰 고통이 찾아왔다. 아이는 매일 밤 새파랗게 질려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 시어머니는 이 모습에 굿을 강요했지만 나는 ‘죽으면 죽지’라며 버텼다. 나는 깊은 고통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우연히 한마음교회 전도사님을 만났다. 내 얘기를 듣더니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에 출석했지만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떻게 믿어? 뭘 보고 믿으라고? 믿을 만한 뭐가 있어야 믿지! 나는 작두에 맨발로 사람이 올라가는 것도 봤는데.’
이런 반감을 가지던 어느 날 작은애가 갑자기 내 팔을 잡았다. “엄마! 눈이 부셔. 예수님이 반짝거려 눈을 못 뜨겠어. 눈물이 나!” 했다. 좀 이상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진짜 기적이 일어났다. 그렇게 울고 잠을 못 자던 애가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한번도 안 깨고 편안히 잠을 잤다. 며칠이 지나도 같았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여섯 살인 애가 혼자 준비해 새벽같이 주일학교에 가고 만나는 애들마다 예수님을 전했다. 추석 시댁에 가서 제사음식을 안 먹겠다고 몇 끼를 굶었고, 하나님이 자기 심장을 뛰게 하는 분이라고도 했다.
아이에게서 이런 신기한 일이 일어났지만 나는 여전히 예수님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다 작은애의 기도로 10년 넘게 고생하던 큰애 비염이 깨끗하게 낫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다. 나에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아! 믿어야 하는구나!” 그때부터 목사님 말씀에 집중했다.
성경 말씀은 너무 놀라웠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하고,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해 있다고 했다. 순간 이 세상에는 ‘사는 길과 죽는 길’ 딱 두 가지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기만 하면 이분의 권세가 내 권세가 되고, 내 문제는 한번에 끝나겠다는 확신과 함께 요한복음 2장 22절의 말씀으로 성경의 모든 말씀을 한번에 믿게 되었다. 그제야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았던 것을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나를 구속했던 온갖 사슬이 다 끊어지고 더러운 것들이 다 떠난 지금, 베란다에서 “부활하신 예수님 믿으세요! 안 믿으면 지옥 갑니다!”라고 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이를 보며 온 가족이 주님과 함께 자유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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