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나는 늘 북적거리면서 살았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다른 사람 보증을 서주셨다가 모든 빚을 떠맡았다. 당연히 가난했고, 나는 학교에 입학도 해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결혼만 하면 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광산 막노동을 하는 남편은 생활비는 전혀 주지 않고 술에 취하면 폭력을 휘둘렀다. 삶이 너무 힘들었다.
어느 날 20대인 큰동생이 갑자기 사망했다. 1년 후 아버지가, 또 그 다음해에는 자식과 남편을 잃은 어머니도 슬픔을 견디지 못해 돌아가셨다. 다시 1년 후 둘째 동생도 감전 사고로 죽었다.
지금까지 정성껏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이어지는지 내 입에서는 통곡만 나왔다. 하루를 사는 것이 지옥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집밖을 나가기조차 힘들어졌다. 누워 있으면 거미줄 같은 것이 온 몸을 꽁꽁 묶는 것 같고, 밤새도록 기분 나쁜 비웃음 소리가 들려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뇌수술 후 결핵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결핵 치료가 끝나니 손이 뻣뻣해져 구부러지지 않았고 백반증에도 걸렸다. 더 이상 몸과 마음이 버틸 수 없어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찾게 되었다.
어느 겨울에 괴로움에 잠 못 들고 있었는데 막내아들이 “엄마, 요한복음 읽어보세요. 예수님이 부활하셨어요”라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올라 요한복음을 펴 보았다.
하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다고 했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사실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씀이 그대로 마음에 닿았다.
그 뒤 막내아들의 간절한 기도와 권면으로 교회에 오게 되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게 되니 내 삶에 예수님 한 분이면 족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슬프기만 했던 마음에 기쁨이 가득 찼고, 두렵고 불안했던 마음은 평강으로 바뀌었다.
내 마음의 모든 상처가 끝난 것은 옛사람의 죽음과 새 피조물의 말씀을 들었을 때였다. 남편의 폭언과 욕설, 멸시를 받으며 마음속으로 증오하며 칼을 갈았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실 때 이런 나도 함께 못 박아 죽이고,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 나도 함께 부활시켜 새로운 피조물로 만들어주셨다는 것이 너무나 큰 감격이었다. 내 영혼은 상처로 얼룩진 옛사람이 아니라 눈보다 더 희고 깨끗한 새 피조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육체의 모든 질병이 떠나가고 건강도 회복되었다. 늘 방에 누워 있고 잘 걷지 못했던 내가 시장에도 가고, 공원 산책도 했다. 백반증도 하나님께서 고쳐주셨고, 모든 약도 끊었다. 하늘도, 산도, 길에 핀 꽃들도 너무 아름다웠고 사람들에게 닫혀 있던 마음도 활짝 열렸다.
감사하게도 평생 우울증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던 남편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손자와 함께 유치원에 오가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주며 열심히 전도하고 있다.
이제 나는 예수님과 함께 죽고 거듭난 새 피조물이다. 안개와 같았던 삶이 깨끗이 사라지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하니 오늘도 행복하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1PCaR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