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소심하고 말없는 아이였고 그래서 늘 우울하게 지냈다. 아버지의 폭력에 가족들은 숨조차 쉴 수 없는 공포 속에 살았다. 열 살 때쯤 아버지의 폭행을 지켜보면서 죽음을 고민하기도 했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음은 고통스러운 걸까?’ 이런 고민의 끝은 지옥으로 연결되어 더 큰 우울함 속으로 나를 몰아넣었다.
결혼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고 우울은 더 표면으로 드러났다. 그 마음을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었다. 이런 나에게 어느 날 남편이 돈다발을 딱 보여주면서 “이래도 안 좋아?” 하는데 나는 남편에게 “어! 그래도 난 안 좋아”하고 했다. 내 마음은 진짜 안 좋았고 밥 먹는 것조차 고통스러워 밥상 앞에서 눈물만 흘렸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한테 젖도 제대로 주지 못했고, 더욱이 아기를 돌아볼 마음조차 없었다. 게다가 부엌에 있는 칼을 들고 누군가를 죽이는 장면,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장면이 끊임없이 머리를 스쳤다. 그것이 병이 되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119에 실려가기를 반복하다가 병원생활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1년 중 100일을 병원에서 출퇴근했다. 정신적인 문제는 점점 더 심해졌고 염려는 나를 완전히 덮어 버렸다.
어느 날 전도사님과 부활과 새 피조물에 관한 말씀으로 교제를 나누었다. 부활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존재를 확증하는 것이었고, 성경의 모든 말씀을 믿게 하는 확실한 증거임을 알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영적인 것이 사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성령의 도우심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나의 옛사람은 죽었고, 부활하심으로 내가 새 창조물이 되었음이 너무나 정확히 확증되었다. 그동안 내가 내 마음대로 생각했던 힘든 삶을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오래도록 앓아왔던 모든 병이 단숨에 떠났다. 염려와 우울과 공포는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었다. 예수님께서 죽으실 때 우울했던 나는 십자가에서 완전히 죽었고, 부활하실 때 나도 함께 영원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것이다. 예수님이 내 머리 되시고 나는 예수님과 완전히 연합되어 거룩할 뿐 아니라 항상 기뻐하는 존재였던 것이었다.
자신을 비하하고 열등감에 눌렸던 삶은 완전히 끝났다.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만의 부활이 아니라 동시에 나의 부활이었기 때문이다. 예수 안의 나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너무도 귀한 존재였다. 너무 기뻤다. 우울과 건강의 염려에 사로잡혀 있던 나는 부활의 복음으로 완전히 해방되었고 나의 시선도 오직 주인이신 예수님만 바라보게 되었다. 복음이 나를 살린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내 생명의 주인이고 내 육체와 마음도 모두 예수님의 것이었음이 생각할수록 감사했다. 복음은 내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나는 외로워! 나는 외톨이야! 나는 힘들어! 사람들은 나를 싫어해!”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나는 드디어 새 피조물이 되어 그동안 마귀에 속고 살았던 삶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물론 어두웠던 가정도 웃음을 되찾았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면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나도 그 사명을 따라 매일 복음을 전하고 작은 교회를 섬기며 양육하고 있다. 주님의 은혜로 덤으로 얻은 인생, 천국에서 예수님 만날 때까지 이 복음을 위해 주께서 주신 인생과 물질과 생명을 다 드리며 달려간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원문기사링크 http://bit.ly/29l1Q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