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목사님인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교회건축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우리 집은 갈수록 힘들어졌다. 교회에서 먹고 남은 밥으로 1주일 내내 질리도록 먹었고, 미용실 갈 돈이 없어 집에서 머리를 자르곤 했다. 중학교에 들어갈 때도 5000원짜리 중고(中古) 교복을 사 입었다.
그때부터 나는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기 싫어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외국에서 일하시는 멋쟁이 부부로, 오빠는 만화 속에서 나올 법한 멋진 오빠로 꾸며냈고 거짓말이 들킬까봐 졸업식에도 부모님을 못 오시게 했다. 돈이 없어도 있는 척하며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다녔다. 이렇게 늘 자신을 포장했지만 거짓말뿐인 내 인생이 정말로 싫었다. 교회도 잘 나가지 않고 멋대로 살았다.
이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눈물로 기도도 했지만 절망만 커졌다. 그때부터 난 죽음이 두려웠다. 끊임없이 같은 죄를 짓는 나를 하나님께서 죽여버리실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침례교 목회자 자녀 수련회’에 참가했다. 거기서 처음으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죽고 부활하셨다’는 복음을 듣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설교하신 목사님을 따라 춘천한마음교회 겨울수련회에 참가했다. 목사님께서 “전능자가 예언된 대로 죽으시고 예언된 대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은 역사적인 사건인 것을 믿으십니까!”라고 외치는데 ‘역사’라는 단어가 내 귀에 너무나 선명히 들렸다.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라는 사실이 믿어지는 순간 내 마음에 쩌렁쩌렁한 음성이 울렸다. ‘내가 바로 너 때문에 못 박혀 죽은 자니라! 내가 부활하여 지금 이곳에 있으니 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부터 존재했고, 성경의 모든 역사와 기적을 행한 이가 바로 나이니라!’ ‘아! 부활하셨으면 하나님이 정말로 살아 계시는구나!’ 이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이어서 목사님께서는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면 확실한 증거를 주고 가셨다고 하시며 사도행전 17장 31절을 찾아주시는데, 나는 그때서야 “부활하신 예수님! 당신은 지금도 살아계시는 하나님이십니다”라는 고백이 마음 중심에서 터져나왔다.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부활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되자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박은지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킨 것이었다. 날 대신해 생명을 주신 전능자에게 “날 가난한 목회자 가정이 아닌 부잣집에서 태어나게 했어야지!” 하며 침을 뱉고 조롱하며 그분을 못 박아 죽인 자가 바로 나였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던 죄만 회개하면 나를 용서해주시겠다고, 부활의 소망을 주시겠다고, 나의 주인이 되어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예수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모셨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니 정말 예수님께만 잘 보이고 싶었다. 나 자신을 꾸며내기 위한 거짓말도 단번에 끊어졌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예전에 한 거짓말에 대해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했고 우리 아빠는 목사님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또 죽음 뒤 천국의 삶이 너무나 확실하니까 이 땅을 살아가는 목적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자랑하는 일밖에 없었다. 교회 전도지를 종량제 봉투와 함께 나눠주며 전도했고, 대학 캠퍼스에 들어가 복음을 전했다.
거짓말을 일삼던 입을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는 입으로 바꾸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남은 인생, 부활의 증인으로 최고의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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