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5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나는 20살에 결혼했다. 친정도 시댁도 모두 불교집안이었다. 어느 날 둘째 시숙이 아파 눕게 되자 시어머니께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할 정도로 시집은 무속인과 연결된 생활이었다. 딸만 여섯을 기르기가 너무 힘들었다. 남편은 평소 몸이 약해 음식도 가려먹었고, 봄과 가을엔 보약을 먹어야 1년을 견딜 수 있었다.
춘천으로 이사를 온 뒤 절에 다시 나가기 시작해 신도회장직을 12년이나 맡아 봉사했다. 가족을 위한 일에도 지극정성이었고 집안의 평안을 위해 매년 초 날을 받아 꼭두새벽에 일어나 고사를 지냈다. 그러나 이렇게 열심히 절에 다니고 고사를 지내는데도 불면증, 불안, 초조, 염려가 내게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잠시 절을 떠나 교회로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느 명절에 가족들이 다 모였을 때 딸들이 방에 모여 기도를 하는 것을 보고 ‘부모가 되어 저 아이들에게 기쁨은 주지 못해도 슬픔은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교회에 나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오랜 세월 불교와 기독교로 나뉘었던 집안의 종교가 하나로 통일된 건 일생일대의 참 놀라운 변화였다. 그러던 어느 해 ‘한마음교회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처음 간 그곳에서 딸들은 남편과 나에게 한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었다. 한의사 선생님은 친절하게 건강에 대하여 설명해주며 복음을 들려주었다. 그때 남편은 마음이 활짝 열려 처음 온 체육대회에도 즐겁게 참여했고 이 일을 계기로 우리 부부는 한마음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목사님은 예배마다 예수님의 부활을 말씀하셨다. 그러나 내겐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고 도무지 믿을 수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일군이 알려준 말씀과 성경을 유심히 보았다. 예수님을 3년간 따라다니던 제자들은 죽음이 두려워 십자가 앞에서 다 도망갔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완전 딴 사람이 된 것을 보았다. 제자들은 확실하게 부활을 목격한 것이었다. 열두 제자뿐만 아니라 오백여 형제들도 부활을 직접 본 것이었다. 요한복음 2장 22절 말씀처럼 부활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는 것이었다.
‘부활이 없으면 우리 믿음도 헛되고 우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다 하셨는데, 예수님이 부활하셨으니 내가 죄 사함을 받았고 내 믿음은 진짜구나!’ 정말 놀라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고 예수님이 나에게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그대로 ‘아멘!’이 나왔다.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게 되니 그동안 이렇게 확실한 증거를 무시하고 살아온 것이 너무나 큰 잘못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예수님을 몰라 우상에게 절하고 남의 탓만 하고 살았음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처음으로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살려달라는 고백을 했다. “하나님! 제가 지금껏 내 인생의 주인 되어 고달픈 삶을 살았어요. 하나님! 제가 지금껏 하나님 자리에 앉아 왕 노릇 한, 너무나 교만하고 악랄한 자였어요. 용서해 주세요!” 진정으로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그때부터 내 삶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모든 염려, 불안이 봄눈 녹듯 사라졌다. 핍박을 받으면서도 예수님을 전했던 큰딸이 너무나 고마웠다. 가정에 진정한 평강과 기쁨이 임했고 딸들과 함께 전도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꿈만 같다. 평생 불상에 절하던 나를 살려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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