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 이민을 가 6학년 때부터 성적표에 A+가 안 나오면 이상할 정도의 우등생이 되었고,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미국 고교 상위 0.1%에 속하는 학교에서 3학년 1학기에 전교 1등을 했고, 전교 2등으로 졸업했다. 미국 큰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한 곳에 합격했다.
주변에서는 늘 나의 얘기를 들으려 했지만 나는 그들에게 어떤 권유도 할 수 없었다. 천재적인 학생들 속에 지내서인지 오히려 나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성취감은 전혀 없었고, 내 능력에 만족이나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결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기하고 학비가 싼 주립대 컴퓨터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도 고등학교에서 다 배운 것을 조금 높여 가르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사회에 나가도 최상위를 유지하기 위해 죽도록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하다 결국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공부가 전혀 되지 않았다.
성적은 급락했고 장학재단과 영재그룹에서는 계속 경고를 보내다가 결국은 탈퇴를 시켰다. 쳇바퀴 도는 삶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고민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미술에 새롭게 인생을 걸기로 작정하고 열정을 쏟아부었다.
과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이 또한 만족이 되지 않았다. ‘내가 모든 인생을 걸었는데 왜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라는 생각에 의욕도 만족도 없이 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그때 어떤 대학생이 자신의 학교에서 32명을 총으로 쏴 죽인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종일 이 뉴스를 보면서 나는 이 대학생의 상실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무렵 사무실의 어떤 분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교회에서 더 크고 새로운 위기를 느꼈다. 말씀을 들을수록 ‘나는 절대로 천국에 못 가는 자’라는 확신만 커졌다. 결국 한국에 돌아온 나는 삶에 대한 아무 소망 없이 1년 동안 방에서만 살았다.
돌파구를 찾던 중 내가 다니던 미국 교회의 소개로 춘천한마음교회에 갔다. 부활의 말씀이 선포되었다. 부활의 결정적 증거는 ‘부활을 봤다고 하는 증인들이 그 사실에 목숨을 걸었던 것’이라고 했지만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 날 어떤 자매님이 자기 스스로를 “내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 말이 내 관점이 아닌 객관적인 관점에서 부활 사건을 보게 해주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음이 너무나 확실했다. 진짜 부활을 보지 않고는 자신의 목숨과 인생 전체를 내어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어느 날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는 구절이 나의 악한 중심을 보게 했다. 나는 하나님이 주신 부활의 증거를 완전히 외면하고 있었다. 즉시 하나님 앞에 눈물로 내가 주인 되었던 죄를 회개했다.
그러자 그동안 내가 왜 힘들게 살아왔는지 정확히 보였다. 세계 최고의 학자나 최고의 예술가가 된다 해도 나는 절대 만족할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주인이니 내 기준, 내 욕심으로 모든 걸 판단하며 그렇게 힘들게 살 사람이었음이 보였다.
부활을 통해 나의 주인이 바뀌니 구원 또한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내게 큰 재능과 능력이 있는 것보다 중요한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사는가’라는 사실을 오늘도 잊지 않고 주님과 동행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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