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대하여 관대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술을 가까이 하면서 자란 나는, 고등학생 때에 친구들에게 ‘술의 전설’ 이라 불릴 정도로 많이 마셨다. 대학에 합격 했지만 IMF의 영향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피자집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었고, 대학 입학 후에도 식당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대학 강의가 끝나면 곧장 식당으로 출근해서 12시까지 열심히 일하면서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지’ 하는 생각에 늘 우울했다. 술 밖에 의지할 데가 없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때는 마치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어느 새 술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골 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학비 걱정 없이, 시간의 제약 없이 마음껏 술을 마실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그러나 이렇게 술에 묻혀 사는 동안 내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갔다. 술 때문에 어린 두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는 날이 늘면서, 엄마의 모습을 잃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장과 육아로 힘든 내 마음을 위로해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죄책감과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내 마음을 휘몰아쳤지만 그렇다고 술에 취하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내 삶은 지옥 그 자체였다.
이렇게 힘든 삶이 계속될 때, 믿음 좋은 한 언니를 만났다. 언니의 말대로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신다면 내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언니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공동체와 함께 찬양도 하고 기도도 했지만, 나는 여전히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확신이 없었고 의심만 풍선처럼 커져갔다. 나중에는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답답한 마음에 하나님께 매달리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나 같은 자도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내가 보여줄 것이 이것 밖에 없다’ 고 말씀하셨던 부활. 사도들이 목숨을 걸고 전했던 부활.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회개할 수밖에 없었던 부활. 성경의 예언대로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바로 지금도 살아계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셨다.
예수님께서 죽고 부활하신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라는 것도 흔들리지 않는 사실이었다. 이 사실이 깨달아지자 그동안의 내 삶이 그대로 보였다. 나는 예수님과 전혀 상관없이 살면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남편과 자녀를 비난하고 원망했다.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 정말 살아 계신 것 맞느냐’ 고 계속 의심했던 죄인이 바로 나였던 것이다.
“하나님, 제가 예수님을 죽인 죄인입니다. 용서해주세요.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이 죄인, 이제야 회개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십니다.”
이렇게 고백 후 내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절대로 끊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술이 끊어졌다. 그리고 예수님이 남편과 자녀의 주인임을 알고 남편을 주께 대하듯 하게 되었고 자녀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기도하는 선생님이 되었다. 또 변화된 내 모습을 보고 엄청 신기해하는 직장 후배들에게도 틈만 나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늘 술에 취해 답 없이 살던 내가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부활의 증인이 되었다. 예수님과 동행하며 공동체와 함께 기쁘게 전진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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