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은 날이 없이 자란 나는 일찍부터 문제아였다. 중학교 때 나를 집단폭행한 동년배기 녀석들 7명을 동네 선배 3명과 함께 야산으로 끌고 가서 각목과 병으로 처참하고 때려 눕혔다. 결국 중학교 때 자퇴를 하고 15살에 사회로 나와 흉기로 무장하고 집단으로 패싸움, 세력싸움으로 악의 집단에 깊이 빠져 들었다.
교도소에 수시로 드나들던 중, 신군부의 등장으로 깡패 소탕령이 내려져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지옥같은 고통을 악으로 버티고 나오자마자 신문과 매스컴에 떠들썩했던 조폭 간의 큰 싸움에 개입해 다시 교도소에 가게 됐다. 출소와 수감을 반복하던 어느 날 새벽, 골목길에서 기습을 당해 각목에 머리를 맞고 병원에 실려 갔다. 뇌손상으로 파킨슨병 일종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말을 더듬고 다리에 마비 증세가 왔다. 가끔씩 심한 몸 떨림이 왔고,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없어 목발신세를 졌다.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러던 언제부턴가 간절하게 하나님을 찾게 됐다. 제2의 인생을 종교인으로 살기로 결심을 하고 성경공부, 기독교방송, 기도원, 부흥회 등에 참가하며 몸부림쳤다. 주위에서는 내 모습에 감동했지만 내 속은 썩어갔고, 하나님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난날의 분노와 배신의 충격에서 방황하며 고독, 불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자살도 3번이나 실패하며 답을 찾지 못하자 출가를 결심하고 불교 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죄의식과 괴로움은 더 심해지기만 했다. 다시 기도원을 찾아 2개월간 금식을 하며 부르짖었다. 아니 하나님께 덤벼들고 있었다. “하나님! 지금껏 제가 기도하며 이렇게 노력한 것 잊으셨나요. 정말 이럴 수 있나요. 제가 얼마나 말씀에 순종하려 노력했는지 알고 있나요. 당신이 살아있다면 제발 해결해 주세요.”
어느 날 밤 십자가 광채가 벽에 비치면서 한참 동안 움직였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앓고 있던 말더듬과 몸떨림이 기적처럼 완치돼 있었다. 그 후 하나님의 은혜로 파킨슨병도 말끔히 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성경은 소설 같고 하나님의 존재는 안개 같았다. 그때부터 17년간을 전국의 기도원, 부흥회를 다니면서 찾고 또 찾았다. 그러나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내 마음에 확증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춘천 한마음교회 간증 영상을 봤다. 모두 행복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고 바로 교회로 달려갔다. 목사님께서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셨다’며 부활은 바로 예수님이 하나님이란 증거라고 하셨다. ‘증거로 하나님을 믿는다.’ 정말 생전 처음 듣는 말씀이었다. 재판을 많이 받아 본 나는 증거 하나로 승패가 결정난다는 걸 잘 안다. 아무리 흉악한 범인도 증거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 ‘아! 부활이 사실이면, 정말 예수님이 하나님이시고 성경이 사실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활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부활을 증거했던 제자들의 변화를 봤다. ‘예수님이 정말 살아계시는구나! 예수님이 진짜 하나님이셨구나!’ 부활이 실제가 되니 지난난의 내 삶이 거울처럼 비춰졌다. 나는 바로 회개했다. “예수님을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예수님만 위해 살겠습니다.”
가슴에 맺힌 원수들이 자연스럽게 용서가 됐다. 내 자신도 너무 놀라웠다. 나는 성격대로 바로 밖으로 나가 길거리며 전철이며 가리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세상에서 악하고 나쁜 짓만 하다가 주님 품으로 돌아오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