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남자친구를 사귀었고 나중에 꼭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이 남자가 한순간에 변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나’ 싶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그 후에도 여러 남자에게 매 번 차였는데 이유는 내가 너무 잘해줬기 때문이었다.
그 때부터 남자들에게 도도하게 굴었고 그런 나를 다들 좋아했다. 맘에 드는 남자와 연인이 되는 것도, 연애의 주도권을 잡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남자만 안 변하면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내가 변했다. 역시 영원한 사랑은 없었다. 그래서 가볍게 남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어차피 변하니까 우선 만족을 채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날수록 완전한 만족을 주는 남자는 없었다. 만족함이 없으니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갔다.
그 때 학교 기도모임에 갔다. 그리고 춘천한마음 교회 언니들을 만났다. 언니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부활이라 얘기했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건 아무리 부정해도 이미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은 지금 나의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나님, 저 지금 젊으니까 좀 즐기다가 40살 정도 돼서 하나님한테 갈게요.’ 내 자리로 돌아와 예수님을 철저히 잊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을 진탕 마시고 아침까지 누워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내가 하나님이 살아계셔도 포기 못한다 했던 행복인가. 근데 지금 나는 행복하기는커녕 한심하기만 한데.’ 마음이 공허했다. 그 다음 예배시간에 성령께서 하나님 앞에서 살아왔던 나의 악한 삶을 낱낱이 보여주셨다. 그 사랑에 너무 감동이 돼 지금까지 잡고 있던 세상 것들을 단숨에 내려놨다.
이후 내 삶은 180도 변했다. 술과 연애도 완전히 끊었다. 매일 언니들과 복음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주변에서는 변한 나를 보고 무척 놀라워했지만 가장 놀란 것은 내 자신이었다.
그런데 공동체와 삶을 함께 하다보니 뭔가 그들과 다른 것을 알게 됐다. 지체들은 모든 말씀에 ‘아멘’인데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말씀에 아멘이 되지 않았다. 너무 답답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러다 짐 엘리엇의 부활 설교문을 보게 되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아도 담배를 끊을 수 있고 성령의 인도함 없이도 크게 찬양을 할 수 있다. 복음은 부활의 사실 위에 세워진 것이고, 사람이 이러한 사실은 믿어도, 이러한 사실에 담긴 진리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 이 말씀과 함께 내 중심을 보게 됐다.
“예수님! 당신을 위해 남자도 안 만나고, 술도 안 마시고, 교회도 열심히 다닐 수는 있어요. 하지만 내가 아니면 아닌 거니까 간섭하지 마세요.” 겉으로 볼 때에는 삶이 변했지만 나는 항상 예수님보다 내 생각이 먼저였다. 철저히 내가 주인자리에 앉아 하나님의 말씀을 내 느낌, 감정, 이 세상 가치관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내가 주인 된 이 죄가 바로 지옥 갈 죄였다. 그런데 하나님께선 지옥가기 마땅한 이 죄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것이다.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나는 내가 사랑받기 위해 사람을 사랑했지만, 예수님께서는 내 만족을 좇아 방황하고 있을 때에도 나를 사랑하셔서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 이 세상 누구에게도 받아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랑이었다. 이제는 나의 주인이신 예수님과 동행하며 한 번 뿐인 청년의 때를 주와 복음을 위해 살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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