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인 내게 가족들의 사랑이 집중됐다. 두 언니가 있었지만 나는 늘 새 옷만 입었고, 머리도 온갖 색으로 염색을 했다. 중학교 졸업식과 동시에 쌍꺼풀 수술을 했고 고등학교 때는 두꺼운 검정뿔테 안경에 가장 튀는 핑크색 코트를 입고 학교에 갔다.
오직 외모만 신경 쓰다보니 학교에서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늘 남의 시선을 의식했다. 대학생 때는 본격적으로 외모 꾸미기에 나섰다. 새벽부터 한 시간 반 동안 화장하고, 옷은 일주일치 스타일링을 해 놓고 골라 입었으며, 12cm 하이힐과 다양한 가방으로 패션을 완성했다. 공부는 뒷전이고 비싼 브랜드와 고가의 물건을 사기 위한 노력이 대학생활의 전부였다.
보다 못한 부모님은 미국으로 유학을 권했다. ‘인생역전이 이런 거구나’하며 단번에 유학길에 올랐다. 혼자만의 미국 생활은 행복 그 자체였다. 한동안 가족과 연락도 끊고 매일 쇼핑하고 한국에선 누릴 수 없는 생활을 즐겼다. 그러나 이런 자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혼자 살기란 쉽지 않았다. 감당할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 왔고 삶은 불안정했다. 폭식과 스트레스로 체중은 10킬로 이상 늘었고 얼굴은 트러블로 화장으로 가릴 수도 없게 됐다. 몸도 마음도 망가진 나는 자신감까지 바닥이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내 모습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늘 자신을 포장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나를 자랑하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그런 나를 친구들은 무척 부러워했다. 뚱뚱하고 피부도 망가져 밖에 나가지도 않고 인터넷 속에만 묻혀 살았다. 인간관계는 다 끊어지고 어릴 때부터 다닌 교회마저 담을 쌓았다. 내 미래도 이렇게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한인교회에서 한 형제님을 만나 말씀으로 교제를 했다. 그 형제님은 “너한테 예수님은 어떤 분이야”라고 물었고, 나는 “예수님은 제가 부탁하면 들어주시는 분이에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도마가 예수님께 ‘나의 주님이시고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구절을 찾아주시며 예수님이 누구신지와 부활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그 때 내 믿음의 실상을 알고 즉시 예배에 참석했다.
어느 날 지적장애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자매님이 아이들에게 예수님이 누구시냐고 질문했더니 ‘주인’이라고 대답했다는 간증을 봤다. “아! 부활은 어린 아이들도 믿을 수 있는 것이구나!” 부활은 느낌과 감정으로 믿는 게 아니라 역사적 사실로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다는 말씀이 명확하게 들렸다. 그때부터 나는 많은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정말 예수님은 역사적 인물이고, 부활 또한 실제사건이었다. 더 이상 의심할 수가 없이 성경의 예언대로 오신 전능자 하나님이셨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예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 내 멋대로 살아온 내 인생의 주인은 나였다. 이런 나를 살리기 위해 부활이라는 증거를 보여주시며,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주신 그 사랑 앞에 나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바로 무릎을 꿇고 내가 주인 되었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부활이란 사실에 초점이 맞춰지니 더 이상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세상의 화려함만 쫓는 삶에서 벗어나 영원한 천국에서의 행복한 삶을 꿈꾸게 됐다. 지금 나는 귀국해 교회 기숙사에서 지낸다. 나만을 자랑하던 삶에서 오직 십자가를 자랑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는 사명자가 됐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나는 오늘도 전도지를 들고 길거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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