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0년 넘게 미용사로 일해 왔다. 내가 사는 곳에는 주변에 미용실이 없어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항상 손님들로 북적였다. 어느 날 한국도로공사에 근무하던 남편이 “내일 복 날이니까 삼계탕이나 해 먹자”고 하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남편이 순찰 중에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왔다. 급히 병원으로 도착했을 때 남편은 벌써 영안실에 들어가 있었다.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때부터 대인기피증이 생겨 미용실을 미련 없이 처분하고 이사한 뒤 혼자 지냈다. 집에 틀어박혀 밖에 나가지도 않고, 누가 먹을 것을 챙겨줘도 전혀 먹을 수 없었다. 아들이 장가가서 잘 사는 것을 봐도 남편 생각에 눈물만 나왔다. 게다가 30년 넘게 하던 일도 하지 않으니 여기저기 아파오기 시작했고, 우울증까지 겹쳐 몸과 마음은 엉망진창이 됐다.
남편 사망 후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시어머니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셨다. 나는 아픈 내 몸을 생각할 틈도 없이 치매와 중풍으로 누워 계신 시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시골의 시댁으로 들어갔다.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떠 먹여드리고, 대소변은 물론이고 매일 목욕을 시켜드리는 등 아버님 병수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시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내 몸은 더욱 악화돼 매일 한의원으로, 병원으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60세에 무릎 관절수술을 했는데, 의사는 나를 보고 팔십 노인의 뼈와 몸 상태라고 했다. ‘아니, 80살의 노인이라니.’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정말 이미 팔십 노인이 돼 있었다. 온 몸에 아프지 않은 데가 없어 동네 병원, 전문 신경외과, 대학병원까지 찾아다니는 일이 일과였다. 정말 아픈데 의사들은 하나같이 이상이 없다며 스트레스라고 하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렇게 매일 온통 건강에 대한 염려에 싸여 죽음을 앞둔 100세 노인처럼 살았다.
그러다 대학생이 된 작은 아들의 소원을 들어 주는 셈치고 교회에 처음 나갔다. 교회 봉사도 하고 전도도 하고 새벽기도까지 다니니까 참 좋았다. 언젠가 아들이 “엄마, 예수를 믿어야 살아남아” “예수님이 부활하셨잖아. 그 예수님이 하나님이세요”라고 하는 말에 심각하게 고민이 됐다. 예수님이 2000년 전에 살았던 4대 성인 중의 한 분이며, 십자가에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게 역사책과 교과서에 기록된 것을 보면서 그동안 막연히 믿었던 예수님이 하나님인 것이 믿어졌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나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성경에 모든 말씀이 실제가 되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이 우리의 주인이 되려 하심이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건강의 염려와 우울증으로 힘들게 살았던 것은 결국 내가 나의 주인 되어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게 가장 큰 죄라는 것을 알게 되니 그대로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아! 예수님을 마음 중심에 주인으로 믿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악랄하고 무서운 죄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회개의 마음에 가슴을 치며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모든 염려를 주님께 맡긴 지금 80대 노인의 체력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60대의 삶을 산다. 매일 말씀을 잡으니 건강에 대한 염려에서도 완전히 해방됐다. “예수님이 채찍에 맞음으로 나음을 입었다”는 말씀을 내 몸의 아픈 증상보다 더 확실하게 잡으니 모든 질병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눈물만 나온다. 염려와 슬픔으로 가득 찼던 나의 인생을 기쁨과 소망으로 채워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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