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이 지나도 나는 걷지 못했고 금방 죽을 것처럼 심한 경기도 자주 했다. 부모님은 귀한 아들을 위해 용하다는 의사를 찾아다녔고 비싼 산삼도 먹이며 정성을 다했다. 세 살이 넘어 조금씩 걸었지만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게다가 손놀림도 둔하고 말까지 어눌하고 느려서 아이들에게 매일 병신이란 놀림을 받았다. 볼펜을 입에 물고 책을 읽고, 녹음을 하며 고쳐보려 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대한 기피증과 두려움이 심해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려움 속에 첫 회사에 들어갔지만 얼마 버티지 못했고 두 번째, 세 번째 취직도 마찬가지였다. 네 번째 회사에서는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그들과 어울리며 술과 담배를 배우기 시작했다. ‘애주회’라는 계모임까지 만들어 술에 빠져 살았다. 그러다 예쁜 여자를 만나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녀를 정말 사랑했고,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주었다.
어느 날, 고모와 성경 말씀으로 교제하다가 충격을 받았다. 봉사도 많이 하고 새벽기도도 안 빠지고 주일학교 교사에 성가대까지 정말 열심히 했던 고모가 자기 신앙이 엉터리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복음을 들려주었다. 나는 비록 술 담배는 하지만 십일조, 주일성수, 차량봉사까지 하고 있으니 내 믿음은 좋다고 생각했다. 고모는 내게 마태복음 7장을 보여주었다. ‘입술로 주여 주여 한다고 다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예수 이름으로 귀신 쫓고 권능을 행하고 예언까지 해도 주님은 모른다고 하신다’는 말씀이었다. “넌 어떨 것 같니?” 갑자기 내게 뿌리까지 흔들리는 충격이 일어났다. ‘아! 내 맘대로 사는 나는 지옥에 있었구나!’ 마음이 급해졌다. “고모! 그럼 나 이제 어떡하면 돼? 하라는 대로 다 할게!” 고모는 요한복음을 제자들의 입장에서 보라고 했고 나는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자친구는 교회 얘기를 하는 것을 너무 싫어해 세상 얘기만 하다가 헤어지곤 했다. 자연히 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며 갈수록 힘들어졌다.
어느 날, 성령께서 요한복음 4장의 우물가의 여인을 기억나게 하셨다. 남편 다섯을 바꿔도 만족함이 없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나고 물동이를 버려두고 뛰어가는 모습이 비쳐지며 ‘버려두고’라는 네 글자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래 영원한 것을 위해 내가 놔야 하는 것이구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예배와 말씀에만 집중했다. 세상 것이 다 끊어지고 예수님의 그 사랑에 감격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시들해졌다. 어느 날 목사님이 “예수님의 부활이 실제가 아니고 지식인 사람은 힘이 없어요! 보이는 것에 따라 사는 것이지요!”라고 할 때, 내가 부활의 주를 믿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알고만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수님을 지식으로 알고만 있으니까 도마처럼 진심으로 굴복하지 못했었다. 살려달라고 엎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하나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일유야! 네 인생의 주인이 누구니? 네 시간과 물질의 주인이 누구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나님. 저의 모든 것, 제 인생까지 제가 주인이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저의 주인이 되어주세요.”
그렇게 마음 중심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주님 앞에 굴복하니 모든 말씀에 “아멘”이 되고 기쁨과 평강이 임했다. 지금은 학원에서 운전을 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한다. 하나님은 귀한 아내와 딸도 허락하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예수님은 나의 영원한 주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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