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에서 불장난을 하다 장판을 홀랑 태우기도 할 정도로 완전 사고뭉치 아이였다. 야단과 매를 맞아도 사고를 멈추지 않았던 내게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어른들의 심한 싸움에 놀라 발작을 일으키며 쇼크 상태에 빠진 것이다. 그 후 발작 증세는 수시로 일어나 결국 오른쪽 팔과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학교 친구들에게 “너 왜 그렇게 걸어? 병신이냐?” “아! 장애인이네” 이런 소리를 들으며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았다.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컴퓨터게임 밖에 할 일이 없었다. 칼로 사람을 찌르고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게임들을 즐기며 마음속의 분노를 터뜨렸다. 갈수록 스트레스는 쌓여 가구를 부수는 등 점점 난폭해졌다. 이렇게 지옥 같이 살기보다는 차라리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수차례 자살시도도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께서 춘천 한마음교회에 가자고 하셨다. 너무 멀고 장애로 따돌림을 당한 기억 때문에 싫었지만 결국 끌려가듯 따라갔다. 예배시간에 목사님께서 ‘부활’ ‘주인’을 말씀하셨지만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니 왜 부활만 반복하지? 오늘이 부활 주일도 아닌데! 나도 다 아는 이런 말씀을 들으려고 여기까지 왔어?’ 반감만 더해갔다.
예배 후 한 형님을 만났다. 그분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믿을만한 증거를 주셨다! 그것이 예수님의 부활이다! 부활은 역사적인 사실이다!”라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 갑자기 그 확신이 궁금해졌고, 나처럼 병들고 마음의 상처가 있는 성도들의 간증을 들으며 ‘나도 예수님을 만나면 장애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겠구나!’하는 소망이 생겼다.
그때부터 말씀을 붙잡았다. 어느 날 어느 분이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만약 너의 삼촌이 지금 네 앞에서 ‘내가 하나님이다. 나를 믿어라!’ 한다면 너는 삼촌을 하나님으로 믿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당연히 믿을 수 없죠. 말도 안 되는 것을 믿는 것이 미친 사람이죠!’ 그런데, 절대 믿을 수 없었던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가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고백하며 순교한 내용을 성경에서 찾아줬다.
충격이었다. 친동생 야고보가 변화되어 순교까지 했다면 예수님의 부활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분명했다.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내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장애 때문에 내 삶이 망가졌다고 하나님을 원망했는데 나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보게 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동안 나는, 예수님을 마음 문 밖에서 밀쳐내고 있었다.
“하나님 아버지! 죄송합니다. 나는 왜 장애로 살게 하셨냐고 원망만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은 저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께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놀랍게도 기쁨이 생기고 생각이 변했다. ‘아! 나의 장애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쓰시겠구나!’ 때맞추어 알레르기 피부병도 말끔히 치유해주셨고, 평생 불구인 줄 알았는데 수술을 통해 조금 절뚝거리긴 하지만 걷는데 큰 어려움이 없게 해 주셨다. 생각할수록 감사만 나온다.
오늘도 나는 나와 같이 장애의 아픔을 가진 분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간다. 내겐 예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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